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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볼거리·먹을거리도 풍부

입력 : 2008-02-29 11:01:55 수정 : 2008-02-29 11: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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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미륵산 케이블카.
한려수도의 중심인 경남 통영은 초행자라면 어디부터 보아야 할지 고민할 정도로 볼거리가 지천이다. 바다만 바라보아도 한없이 좋다는 사람이 많지만, 그 바다를 만나러 가는 중간중간 또 다른 절경과 문화유산을 만난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술문화, 음식문화가 있어 여행의 흥취가 배가되는 곳이 바로 통영이다.

#미륵불 만나는 미래사 편백나무숲

미륵산은 정상의 한려수도 전망만을 위해 찾을 곳이 아니다. 산 중턱의 미래사는 편백나무숲에 둘러싸여 있다. 이 편백나무숲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목적지가 될 만하다. 미래사에서 미륵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멋진 편백나무숲이 펼쳐지지만, 주차장에서 절 반대편으로 들어가는 숲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숲길은 길지 않지만, 햇빛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편백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전국에 유명한 편백나무숲이 여럿이지만, 촘촘하기로는 이곳이 으뜸인 것 같다.

한낮에도 어둑어둑한 이 길이 끝날 때쯤 갑자기 환한 빛이 밀려 들어오며, 쪽빛 남해 바다가 다시 펼쳐진다. 그 앞에 서 있는 미륵불…. 자연이 인간을 압도한다는 것, 자연에 경외감을 느낀다는 기분을 바로 이 숲길에서 맛본다.

미래사까지 올라가는 가파른 도로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50여년 전 세워졌다는 미래사는 고찰은 아니지만, 단아하고 정갈한 느낌의 절집으로, 미륵산을 오르내리며 한번쯤 들르게 된다.
◇한산도에 만개한 동백꽃.

#절경과 어우러진 충무공의 유적

통영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자취를 밟지 않을 수는 없다. 충무라는 옛 이름도 충무공에서 따왔고, 통영도 이순신 장군이 활약했던 삼도수군 통제영의 줄임말이니 통영은 이순신 장군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시대 조정의 공식문서에도 통영이 등장한다.

통영 중심가에 자리한 세병관(洗兵館)은 통제영의 객사로, 경복루·경회루·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조선시대 목조 건축물 중 바닥면적이 가장 넓은 건물 중 하나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세병관은 최근의 숭례문 전소 탓인지 한층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통영 운하를 바라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착량묘는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한산섬에도 제승당, 수루 등 근래에 복원된 충무공의 유적이 즐비하다.

한산섬에는 충무공 유적지 외에도 볼 만한 곳이 많다. 적송이라고도 불리는 금강송이 해변 산책길을 따라 도열해 있다. 해풍이 드센 섬에 당당한 금강송이 제대로 자리 잡은 곳은 흔치 않다. 한산섬은 해안도로도 일품이다. 주변 바다 풍광도 좋지만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는 ‘S자’를 수없이 되풀이한다. ‘곡선의 미학’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아름다운 도로다. 한산도와 다리로 연결된 추봉도에는 봉암 몽돌 해수욕장이 있다. 까만 몽돌 위에 퍼지는 하얀 파도를 보면 때묻은 마음이 씻겨가는 기분이다. 
◇통영의 이색 음식인 ‘졸복국’.

#통영의 독특한 술문화와 별미 해장국

통영에서는 다찌집이라는 독특한 술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메뉴판에 안주는 없고, 술값만 적혀 있다. 소주는 1만원, 맥주는 6000원. 가장 비싼 술은 복분자술로 2만원이다. 그러나 기본으로 무조건 3만∼4만원은 맞춰야 한다. 술을 시키면 안주가 따라 나온다. 기본만 주문해도 안주가 푸짐하다. 조개·굴·멍게·장어·볼락·털게·호래기(꼴뚜기의 일종) 등등…. 술병이 늘어날수록 안주 가짓수도 늘어난다. 뒤로 갈수록, 즉 술 주문량이 많을수록 안주의 양도 푸짐해지고 비싼 음식이 나온다. 다찌집은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강구안의 ‘대추나무’(055-641-3877) 같은 곳은 통영의 주당들이 즐겨찾는 허름한 분위기의 전통적인 다찌집이다. ‘통영 사랑 다찌집’(055-644-7548)은 주로 외지인을 겨냥한 고급 일식집 분위기로, 1인당 2만원짜리 상도 내놓는다. 최근에는 소수 1병에 5000원을 받는 ‘반(半)다찌집’도 생겨 났다.

다찌집 주인들은 외지인들을 반기지 않는다. 객지 사람들의 주량이 통영 뱃사람들에게 훨씬 미치지 못하고, 여행길에 호기롭게 만취하는 사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찌집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현지인과 동행하는 게 좋다.

술꾼이 많은 통영에는 해장음식도 발달했다. 통영 주당들이 첫손에 꼽는 해장음식은 졸복국이다. 졸복은 작은 붕어만한 복어. 미나리·콩나물과 함께 끓여 내놓은 졸복국은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서호시장의 ‘만성복집’(054-645-2140)이 유명하다. 통영에서는 시락국도 즐겨 먹는다. 시래깃국의 사투리인 시락국은 ‘원조시락국’(055-646-5973)이 많이 알려져 있다. 장어머리를 고아내 국물맛이 일품이다.

통영=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 여행정보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대전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통영나들목으로 나온다.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충무 마리나리조트(055-643-8000)에서는 요트를 즐길 수 있다. 현지 여행사인 ‘토영마실’(www.tytourday.com/055-645-8588)은 ‘통영 시티투어’를 진행하며, 한산도·욕지도·연화도·매물도 등 섬 여행상품도 판매한다. 시티투어는 성인 1만5000원, 아동 5000원. ‘2008 통영 국제 음악제’가 3월 21일부터 26일까지 남망산공원의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토영마실은 이 음악제와 연계한 1박 2일 상품도 내놨다. 통영 케이블카(055-649-3804) 왕복 요금은 어른 8000원, 어린이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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