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국내 개봉하는 ‘주노’가 3년 전 만들어진 비슷한 소재의 한국영화 ‘제니, 주노’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영화는 십대 임신이라는 소재 외에 ‘주노’라는 이름이 들어간 제목도 유사하다.
‘주노’는 16세 소녀 주노의 임신을 다룬 이야기로, 미국에서 1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장기 상영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의 후보에 오르고, 전미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 또한 인정받고 있는 화제작이다. 영화는 십대의 임신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뤘지만, 위트있고 쿨한 여주인공을 내세워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터부시하고 문제화하기보다는 담담하고 따뜻한 색채로 그려냈다.
2005년 국내 개봉한 ‘제니, 주노’는 15세 중학생 남녀의 성과 임신을 다뤄 논란이 됐던 영화다. 또 ‘제니, 주노’는 ‘주노’와 달리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당했으며, 당시 중학생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일부에 알려진 것처럼 ‘주노’는 ‘제니, 주노’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영화사 측은 제목이 유사한 것에 대해 “‘주노’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신 주노(헤라)에서 따온 것이며, ‘제니, 주노’의 주노는 남자지만 ‘주노’는 여주인공 이름이다”라며 유사성을 부인했다. 또 한편에서는 ‘제니, 주노’가 여자친구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남자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주노’는 오로지 여주인공의 심리 변화와 성장에 맞추고 있다고 차이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주노’가 ‘제니, 주노’와 유사하다는 논란은 미국에서 먼저 불거져 나왔다. 지난해 영화 개봉 즈음해 영화 전문 사이트인 IMDB와 로튼토마토 등에는 ‘주노’가 ‘제니, 주노’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과 평론가의 의문이 이어지자 ‘주노’의 시나리오를 쓴 디아블로 코디는 작년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십대 임신을 다룬 내 시나리오와 비슷한 한국영화 ‘제니, 주노’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두 영화는 전혀 유사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첫째, 이건 리메이크가 아니다. 둘째, ‘제니, 주노’를 본 적이 없다. 셋째, 내 영화 이름이 제니였으면 아무도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노라는 이름은 너무 특이해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블로그 http://www.kimji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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