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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 40대의 性토크]자꾸만 그곳에 손이… 사타구니 완선

입력 : 2008-01-11 20:13:12 수정 : 2008-01-11 2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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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50대 중반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남성이 병원을 찾았다. 한눈에도 100㎏은 족히 넘을 듯한 그는 키도 190㎝는 돼 보였다.

그러나 진료실에 마주앉은 그의 목소리는 금세 기어들어간다. “저도 모르게 자꾸만 그곳으로 손이 갑니다.” “네?” “사타구니가 심하게 가려워서 미칠 것 같아요. 요즘에는 각질도 생겼고요, 자세히 보면 피부색도 좀 달라요. 갈색 비슷하다고나 할까…”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그의 얼굴. 이쯤 되면 범인이 잡힌다. 곰팡이에 의해 사타구니에 생긴 무좀, ‘완선’이다.

완선은 여름에 특히 비만한 사람들에게 흔히 발견된다. 사무직 종사자, 운전기사, 학생 등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남성이 여성보다 완선에 더 잘 걸리는 이유는 고환이 있어서 허벅지와 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차 곰팡이의 번식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타구니는 온도가 높고 통풍도 잘 안 된다. 곰팡이가 서식하는 데 있어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물론 곰팡이가 산다 해서 심하게 가렵지는 않다. 초기에 처치를 잘 못하는 바람에 긁게 되고 땀을 제대로 닦지 않아 피부가 물러지면서 상처가 덧나는 것이다.

완선은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무좀균은 발을 만진 손을 거쳐 사타구니로 옮아가기 때문이다. 완선에 걸리면 사타구니가 가려울 뿐만 아니라 피부색이 짙게 착색되어 다른 부위와 달라 보이게 된다. 또 정도가 심해지면 음낭뿐 아니라 음낭과 접하는 허벅지 안쪽, 심지어 항문 주위까지 피부색 변화가 온다.

그는 지난여름 유독 사타구니를 자주 긁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계절도 여름이고 하니 당연히 습진으로 여겼다. 부위도 부위인 만큼 말하기도 껄끄러웠던 것이 사실. 급한 대로 습진약을 사다 발랐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그깟 자가처방 하나 못 내릴까 싶어서였단다. 

그러나 약은 오히려 ’독’이 됐다. 처음에는 가려움이 좀 수그러지는 듯싶더니 이내 재발했다. 게다가 가려움도 더 심해지고 각질도 생겼다는 것.

실제로 완선인지 모르고 습진약을 발랐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습진 연고는 절대 금물이다. 이런 연고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호르몬이 오히려 곰팡이의 성장을 돕기 때문이다. 파우더를 뿌리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진물이 나올 때는 파우더와 엉겨 또 다른 피부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완선은 아무래도 예방이 최선이다. 자주 씻고 완전히 말리는 것은 기본이다. 착 달라붙는 삼각형보다는 사각형 팬티로 사타구니의 통풍이 잘되게 하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땀이 차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약 완선이라면 항진균제 연고가 도움이 된다. 곰팡이가 많이 서식하는 대중목욕탕, 찜질방 등은 완선이 더 악화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가지 말아야 한다.

“몰랐는데 그간 아내도 맘 고생이 심했나 봐요. 사실 바지 속에 자꾸 손을 집어넣는 제 모습을 보면 오해할 만도 하죠. 허허허.”

민망한 듯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게 웃어보이는 그의 모습이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했다고 하면 실례일까?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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