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명동에 위치한 삼일로창고극장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소극장이라는 명성과 함께 한 전설적인 공연을 개최했다는 자랑을 같이 가지고 있다. 바로 77년 8월 배우 고 추송웅의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이 그것이다. 이 모노드라마는 삼일로창고극장을 단숨에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명소로 만들었고 당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삼일로창고극장 앞은 언제나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공연을 보지 않으면 대학생이 아니라는 말까지도 나돌 정도였다. 배우 고 추송웅에게도 개인적으로 연극사에 한 획을 긋는 명작을 탄생시켰다는 의미를 두기 충분했다.
이런 삼일로창고극장이 30년이 지난 2007년 다시한번 모노드라마의 신화를 만들려 하고 있다. 오는 12월 23일부터 15일간 마임배우 이정훈이 자신의 모노드라마인 '아킨따라'를 무대에 올리는 것. 여행과 방랑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인생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진실을 찾아 떠나는 아이'란 뜻의 힌두어다.
인도 등에서 연극을 공부해 온 작가 황국자가 배우 이정훈을 위해 쓴 작품이기도 한 '아낀따라'는 서울 무대에 올리기 전 춘천 마임축제 등에서 이미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정훈은 이번 공연에서 마임, 춤, 연기, 노래 등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재능을 70분간 무대 위에서 풀어놓는다. 삼일로창고극장이 최근 '웃기기만'한 연극에서 탈피해 30년 전 '모노드라마 신화'를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편 삼일로창고극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내년 4월 경 창고극장 마임페스티벌을 개최한다.
/ 유명준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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