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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침몰유조선 잔존유 600㎘ 아직도 해저에

입력 : 2007-12-13 17:27:02 수정 : 2007-12-13 17: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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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에 잠자는 ‘검은 재앙’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침몰된 유조선에 남아 있는 기름이 20년 가까이 회수되지 않아 어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어민들은 남아 있는 기름 회수 등 대책 마련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뒤늦게 예산 등의 문제로 회수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12일 영일만 어민 등에 따르면 1988년 2월24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 동방 3.5마일 해상에서 995t급 유조선 경신호가 침몰했다.

당시 경신호는 울산 온산항에서 2560㎘의 벙커C유를 싣고 강원도 묵호항으로 가던 중 침몰해 1900㎘가 바다로 유출됐다. 나머지 660여㎘ 중 60여㎘ 정도가 그동안 간헐적으로 새어 나왔고 현재 600㎘의 기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한국해양연구원의 조사 결과 경신호는 수심 98∼100m의 바다 속에 선수부가 해저면 뻘에 침하돼 있고 선미부는 기관실 전단 격벽부터 수중에 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침몰된 경신호를 방치할 경우 선박에 남아 있던 기름의 대량 유출 등이 우려돼 회수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2004년부터 33억원을 들여 해저 깊은 곳에서 기름을 회수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무인 원격잠수정(ROV)이 기름 회수 장비를 갖고 해저에 내려가 침몰 선체에 부착한 뒤 구멍을 뚫어 남아 있는 기름을 회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부터 본격 남아 있는 기름 회수작업에 나서 내년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회수작업은 기술과 예산 등의 문제로 재검토 지시가 내려지면서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다.

경신호 침몰 당시 영일만 일대 어장 169곳이 기름폭탄을 맞았다. 경주시에서 울진군까지 42㎞에 이르는 청정해역도 기름으로 오염돼 막대한 경제적, 환경적 피해를 입었다. 해수부는 선박에 틈이 나는 곳에 몰딩(수중시멘트) 작업 등을 벌여 기름이 새어나지 못하도록 응급조치를 했다.

하지만 사고해역에서 간헐적으로 기름 방울이 떠오르면서 폭 20∼30m의 얇은 유막이 형성돼 주변 1∼2마일 해상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침몰 어선이 부식하면서 남아 있는 기름 회수가 늦어질 경우 바다로 기름이 유출돼 영일만이 또다시 ‘죽음의 바다’로 돌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어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사고 해역에서 자주 기름띠가 목격되고 있다”며 동해안의 재앙을 막기 위해 남아 있는 기름의 완전한 회수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해양수산청 김용환 해양환경과장은 “해경이 매주 1회 이상 경신호가 침몰돼 있는 해역에 순찰을 도는 등 감시활동을 펴고 있다”며 “해수부도 잔존유를 회수하기 위해 가시적인 조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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