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이 흘렀지만 이들은 크게 변한 게 없어 보인다. 아직도 대학생인 은식(임창정)과 성국(최성국)은 차력 동아리에서 K-1으로 종목만 바꿨다. 에어로빅 팀을 이뤄내 섹시함을 발산했던 여성 멤버들은 수영부로 바뀌었다. 임창정, 최성국, 유채영, 신이 등 전편의 출연진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연했지만, 전편의 여주인공 하지원은 신예 송지효로 대체됐다. 전편의 은효(하지원)와 헤어진 은식은 수영부 선수 경아(송지효)와 3년째 알콩달콩 연애 중이다.
그녀와 잠자리를 갖는 게 소원이지만 그녀는 좀처럼 동의하지 않아 은식을 힘들게 한다. 성국과 유미(유채영)의 관계에는 새로운 수영코치 영채(이화선)가 끼어들어 위험한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전편은 대학생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그리고 섹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당시 420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2편은 전편과 차별되는 섹스 코미디의 신선한 요소가 없는 대신 화장실 유머와 변태적 성향만 더 짙어졌다. 몇 군데 웃음이 터지는 부분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영화는 ‘길티 플레저’로서 킥킥대며 즐기기보다는 뻔뻔함과 과장에 얼굴을 찌푸리는 경우가 더 많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섹스에 훨씬 적극적으로 변했지만, 때론 그 열정이 과도해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영화가 섹스 코미디인 점으로 볼 때, 머리를 질끈 묶은 수수한 옷차림의 ‘순결한’ 여주인공 경아는 짧은 치마에 은근한 섹시함을 풍겼던 전편의 섹시퀸카 은효보다 퇴보한 느낌이다. 그 밖의 ‘섹시한’ 여성 캐릭터들은 남자들을 향해 가슴을 드러내거나 윙크하고 머리칼을 흔드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성폭행이나 성매매 등의 요소는 영화 전개상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해도 여성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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