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음악가이자 컴퓨터 전문가인 조반니 마리아 팔라(45)가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벽화 ‘최후의 만찬’에서 숨겨진 악보(사진)를 찾아냈다고 AP통신이 10일 전했다. 다빈치가 1494년부터 4년에 걸쳐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미라이 델레 그라치 성당에 그린 ‘최후의 만찬’에는 예수가 체포돼 처형되기 전날 열 두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는 긴장된 순간이 그려져 있다.
팔라는 “최후의 만찬을 분석한 결과 음표가 숨어 있었는데, 연주해보니 레퀴엠(진혼곡) 같았다”며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예수의 수난을 그린 일종의 사운드 트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팔라가 최후의 만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3년 한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다빈치가 작품에 악곡을 숨겨놨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전해 들으면서부터다. 기다려도 후속 연구가 나오지 않자, 그는 직접 수수께끼를 풀기로 마음먹고 작품 전체에 걸쳐 다섯 줄의 평행선을 그렸다. 그러자 예수와 열두 제자들의 머리 그리고 식탁 위에 놓인 빵 덩어리를 각각 하나의 음표에 대응시킬 수 있었다. 팔라가 상 위에 놓인 여러 사물 중에 빵을 선택한 것은 기독교 신학에서 빵이 예수의 육체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최후의 만찬에 숨은 비밀은 또 있었다. 악보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했다. 팔라는 “음표를 찾고 나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었더니 음악적 가치가 없는 소리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다빈치가 오른쪽부터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에 착안해 악보를 거꾸로 읽었더니 40초짜리 찬송가가 연주됐다”고 말했다.
다빈치 전문가인 알레산드로 베초지는 “그럴 듯한 가설”이라며 “작품 속 공간이 조화롭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음악을 발견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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