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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 아나운서, 연예인 못지않은 ''끼'' 똘똘

입력 : 2007-11-08 14:56:00 수정 : 2007-11-08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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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출신… 6개프로서 종횡무진 요즘 MBC TV를 즐겨 보는 시청자는 다음 세 가지에 공감할 법하다. 배용준이 나오는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의 열기, 청소년 사이에 한 회만 보지 않아도 대화가 안 된다는 개그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인기, 여기에다 한 여성 아나운서의 예능 프로 맹활약이다.
올해로 입사 3년 차인 서현진(27) 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요즘 각종 예능 프로에서 MC 혹은 패널로 출연해 거침없고 털털한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가 예능 프로에 출연한 다음날 오전 포털사이트 연예뉴스에는 예외 없이 그의 입담 관련 기사가 수십건씩 오른다. 초기엔 미녀 아나운서에 대한 호기심 차원이었으나 그가 “대학 시절 소개팅을 수백번 했다”고 밝히는 등 털털하고 거리감 없는 모습을 보이자 적극적인 팬이 늘고 있다. 여기에 짧은 방송 경험에도 ‘백전노장’ 개그맨 MC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숨은 ‘끼’까지 보여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변에서 이미 ‘스타 아나운서’ ‘예능 전문MC’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여의도 MBC에서 만났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란 선입견(?) 때문인지 그는 TV에서 볼 때보다 훨씬 화사했고 시원스런 눈매에 몸태는 반듯했다.
“요즘 너무 잘나가는 것 아니냐?”고 운을 뗐다.
“원래 욕심이 많은 데다 회사에서 많은 것을 맡겨 힘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예능 프로를 맡아 하면서 관심을 너무 많이 받고 있어요. 뉴스든 예능 프로든 모두 아나운서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솔직히 프로를 너무 많이 맡다 보니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해요.”

실제 그는 아침 라디오 프로 ‘굿모닝FM’을 비롯해 토크쇼 ‘지피지기’,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놀러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6개 프로에서 종횡무진이다. 주 7일 근무에다 새벽같이 출근해 별 보고 퇴근하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쟁쟁한 선배들에 비해 아직 신출내기인 그가 왜 이렇게 많은 예능 프로를 하고,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스타’로 발돋움한 것일까 그의 ‘활약상’은 회사 차원의 전략과 관련이 있다.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은 예능 프로 연예인 MC들의 출연료는 프로그램 제작에 부담이 될 정도다. 회사로서는 타개책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신예 아나운서를 예능 전문으로 키우기 위해 예능 프로에 전진배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장 먼저 눈에 띈 게 서현진이다. 신입 시절부터 ‘지구촌 리포트’, ‘출발비디오 여행’, ‘생방송 화제집중’ 등 교양과 오락을 가리지 않았고, 선배 김주하의 출산휴가 때는 ‘대타’로 맡은 주말 뉴스데스크를 1년간 무리 없이 진행했다. 무엇이든 맡기면 몸을 아끼지 않는 ‘당돌하기까지 한 열정’이 안목 높은 간부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예능 프로에 뛰어든 후에는 미인대회 출신 아나운서라는 ‘고상함’을 벗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 예능 프로에서 자연스럽게 활동 반경이 넓어진 것이다.
그는 요즘 인터넷 인물 검색란에서 수많은 ‘서현진’ 중에 가장 먼저 검색되는 유명인이 됐다. 그러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최근 유명세도 치른다.
“지나친 관심이 혼란스럽기도 해요. 방송에서 한 말들이 고스란히 온라인 뉴스로 떠돌고, 선의로 한 말이 왜곡되고 부풀려져 두려울 때도 있어요. 또 아직은 경험과 연륜이 부족한데 이렇게 자주 노출하다 보면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어요. 그래서 때로는 방송 도중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자제하기도 해요.”
인터뷰 중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수차례 울렸다. 화보 촬영이나 행사 출연 등 각종 섭외가 끊이지 않는다고. 그 중에 상당수는 ‘막 뜨고 있는’ 미녀 아나운서에 대한 남성들의 과다한 로망이나 관심을 겨냥한 것도 있어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얼굴이 알려지면서 제 스스로 중심을 잡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요즘 방송에서나 대인관계에서도 분별 있게 말하고 행동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요.”
왜 아나운서가 됐는지 궁금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은 하는 성격입니다. 중학교 때 한국무용을 시작했는데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고집을 부려 결국 서울예고를 거쳐 대학에서도 무용을 전공했어요, 방송도 마찬가지예요. 적성에 맞아요. 누가 ‘방송 잘한다’는 말을 하면 날아갈 것 같거든요.”
예능 프로를 거친 뒤 앵커로서 정통 보도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해 보는 게 그의 희망이다. 6개 프로나 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즐거워하는 해답인 셈이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스튜디오로 향하다 만나는 상사와 선배마다 ‘○○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놓치지 않았다. 브라운관에서는 ‘스타’가 됐지만 회사에서는 예의바른 입사 3년차 회사원의 모습이었다.
글 박태해, 사진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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