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공개 운동’은 저자가 자신의 저술이 단지 자기 개인의 지적 사유재산권만이 아니라 일정 부분 사회적 공유 자산임을 동의하여, 자신의 저작물 가운데 1권을 전자책 형태로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자는 사회문화운동이다. ‘저작권 방생’으로 불리는 이 운동은 학교에서 꾸준히 독서교육을 해오던 교사 모임인 책따세 회원들이 오랫동안 준비 끝에 이날 출범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저작권 공개 운동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저작권 보호 시효 기간이 저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어나면서 더욱 이기적으로 변해 가는 선진국의 문화 장벽을 뛰어넘자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한 무료 전자책 보급에 나섬으로써 지식과 정보를 독점, 상업적 이득만을 취하려는 선진국들의 반문명적 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야심이다.
이 운동엔 시인 안도현 안찬수 정희성, 소설가 이청준 공지영 박상률 이금이 이순원 장정일, 최열 환경재단 대표, 철학 저술가 탁석산 남경태, 미술평론가 이주헌 손철주 등 베스트셀러 작가를 비롯해 김열규 김승희 김경수 백승종 우찬제(서강대), 서유헌 김대행(서울대), 강수돌(고려대), 고운기(연세대), 최준식(이화여대), 정민(한양대), 권성우(숙명여대), 김민웅(성공회대), 김찬호(한양대), 이상엽(KAIST), 김석철(명지대), 이재열(경북대), 김용석(영산대) 교수 등 50여명이 동참을 선언했고 함께하겠다는 저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도 많은 독자가 있는 일본인 인기 동화작가 하이타니 겐지로(1934∼2006)도 유족이 대표작 ‘태양의 아이’의 저작권 공개를 동의해 국제문화운동으로서의 확산을 예고했다.
5일부터 1차로 공개되는 책은 ▲책따세와 함께하는 독서교육(책따세, 청어람미디어) ▲동화책을 먹는 치과의사(신형건, 푸른책들)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고병권, 창비)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성석제, 강) ▲한비야의 중국견문록(한비야, 푸른숲) ▲뿌리에게(나희덕, 창비) ▲이인식의 과학나라(이인식, 김영사) 등 10권이고, 내달부터 매주 1권씩 공개 도서가 추가된다.
자신이 먼저 3권의 저작권을 내놓은 허병두 책따세 대표는 “저작권 공개는 단지 자신의 책을 공유 재산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넘어 지식의 나눔을 통한 사랑을 더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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