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발레단은 단체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며 부랴부랴 인사위원회 소집을 결정했다. 여기에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또한 누드 사진을 전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발레리나 누드 열풍’이란 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는 파장을 우려해 작품 전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된 이 사건이 이해할 수 없는, 혹은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일인 것은 아니다. 내달 개최될 사진작가 김용호씨의 ‘몸’ 전시회 출품 제안을 이들이 받아들이면서 누드 사진 촬영이 이뤄진 것. 더구나 무용수는 몸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출하기에 이들의 선택이 황당무계한 일도 아니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전 수석무용수 알렉산드라 페리도 누드 작품 사진을 공개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무용수의 누드 사진이 공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절차상 소속 단체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부분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단지 ‘누드’를 촬영한 것만으로 비난받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누드’를 선택할 때 신중할 필요는 있다. 예술성에 무게를 두었다 하더라도 상업적인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관심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만큼 비난의 여지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벗었다고 도덕적 잣대에 기대 바람직하지 않은 일로 치부하는 것 또한 고루한 시각이다. 이 떠들썩함이 민망한 이유다.
윤성정 문화팀 기자ys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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