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school. 개학이라는 뜻이다. 긴긴 여름 방학이 지나가고 이제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온다. 개학을 준비해야하므로 직원들은 며칠 빨리 나오라는 편지가 학교에서 왔다. 자동차 주차표도 2008년것으로 바꾸어야 하고 교실도 정리를 해야하고 이제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방학 시기는 달라도 개학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거의 같다고 본다. 긴긴 시간 아이들과 씨름하던 부모들도 이제 방학으로 부터 해방이 되는 것이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은 지옥이 시작되고 학부모들은 천국이 시작된다고 하면 나만의 생각일까?
우리집은 그런 저런 학생도 없고 이제 대학생들이다. 일찌감치 대학 옆으로 아파트 얻어 나갔다. 나는 이제 혼자서 학교 직장에 출근하고 혼자서 퇴근 한다. 별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아이를 책임지고 운전해 바래다주고 퇴근후에는 나보다 5분 늦게 나오는 아이를 주차장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각 상점들은 아이들의 개학을 노리고 대목을 보려고 세일 상품전을 한다. 가방이며 노트며 연필 등 각종 학용품들을 늘어 놓고 학생손님 유치 작전을 한다. 무엇 하나 겉으로 볼때 예쁘고 귀여운 학용품보다 그저 튼튼하고 질긴 것이 최고다. 근면하고 근실한 미국인들은 우선 질기고 오래 가지고 있을 것들을 겨냥한다. 겉을 보지 않고 속을 보는 것이다.
참으로 실속있는 민족성이다. 그러니 한국에서 방금 온 사람들은 수퍼갈 때 화장하고 멋 부려 보았자 누가 쳐다도 안보니 일주일 후면 모두들 미국 사람들 처럼 털털해진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그러는 것은 아니다. 멋부릴 때는 아주 멋있게 하고 간다. 특히 교회에 예배 드리러 갈 때는 꼭 여자들은 여자답게 스커트를 남자들은 넥타이 메고 정중하게 하고 교회에 간다. 바지입고 교회가는 한국 사람은 나밖에 없다.
아무튼 이제 미국의 학교는 2008년 학기가 시작된다. 한국에선 아직 2007년이지만 미국은 두가지 해가 가는데 하나는 보통 서기 2007년이고 또 하나는 'school year'라고 한다. 9월이면 시작하고 매월 하나씩 들어 있는 이벤트를 학교 달력에 써넣는다.
10월 할로윈, 11월 추수감사절, 12월 크리스마스... 이런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이벤트와 함께 매달 파티를 준비하고 파티를 하며 한달을 보낸다. 그러다가 내년 5월이 되면 마지막 점검에 들어가고 6월이면 또 다음 해를 기약한다. 그렇게 나이를 먹는다. 어쩌면 3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한국보다도 더 빠르게 세월이 지나가는 기분이다.
금년엔 어떤 아이가 입학을 할까? 걱정이다. 재미있게 직장 생활을 할만큼 어지간한 아이가 왔으면 좋겠는데, 하고 생각해 본다. 이미 개학한 학교도 많은 것 같지만 아무튼 버지니아는 9월 4일 화요일이 개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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