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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로 가는 길…푸른 초원의 꿈

입력 : 2007-11-30 16:49:44 수정 : 2007-11-30 16: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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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시골 길


미국은 가는 곳마다 특색이 있어서 좋다. 시골로 갈수록 넓은 초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손님들을 모시고 큰 차를 빌려 나이야가라로 향했다.

북으로 달려야 한다. 쉬지 않고 가면 8시간만에 도착을 하나 전에 한번 그렇게 하니 무리가 따른다. 저녁 5시쯤 집을 출발하여 밤중에 달리고 또 달렸다. 이번엔 나도 한시간은 운전에 참여를 했다.

남쪽으로 플로리다에 갈때는 아들이 동승하여 운전을 시켰지만 이번엔 딸을 데리고 갔다. 남편과 딸과 그리고 나 세 사람이 운전수가 되어서 교대로 하기로 했다. 밤 12시가 되어 Pennsylvania(펜실베니아)최고 북쪽에 도달했다.

들어가는 모텔마다 만원이라 빈방이 없었다. 수영 경기가 있어서 손님들이 이미 방을 다 차지 했다는 것이다. 할 수없이 더 북쪽으로 달려서 New York State(뉴욕주)까지 올라 가니 허름한 모텔에 방이 있었다.

피곤한 몸을 쉬고 이튿날 계속 북쪽으로 나이야 가라를 향해 달렸다. 길 주위에 보이는 옥수수 농장은 정말 아름다웠다. 저푸른 초원위에 라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 끝없이 넓은 푸른 초원이 정말 아름 다웠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그림 같은 전원이 영화처럼 펼쳐진다.

얼룩소가 보이고 누런 소도 보인다. 개발이 덜 된듯한 시골 마을엔 사람도 얼마 살지 않는지 자동차도 없고 한없이 긴긴 아스팔트를 우리 자동차 한대만 달린다. 나같은 사람이 운전하긴 참 좋다. 2차선 으로 길이 좁은곳도 많다 .

어쩌면 이리도 시골일까? 멀리 산 아래 조그만 마을이 보인다. 땅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기와서 개발 붐 좀 났으면 좋겠다. 저렇게 넓은 땅이 그냥 잔디로 노는 땅도 많으니. 미국 사람들은 집 앞에 넓은 땅을 왜 콩이나 감자를 심지 않고 잔디를 심어놓고 가꾸고 살까?

◇펜실베니아의 고속도로


곡식을 심으면 더 부자가 될텐데 넓고 넓은 잔디밭이 우리네 과수원 처럼 넓은 집도 있다. 우린 땅이 좁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내가 처음 워싱턴에 왔던 해는 1983년인데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남편의 친구 부인이 저녁 식사를 초대해서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대화가 있었는데 어느 날 코리안들이 아파트에 들어오기 시작 하더니 아파트 마당에 한뼘의 흙만 보여도 거기다가 상추를 심고 파를 심고 양파를 심고 해서 미국인들이 깜짝 놀래서 코리안은 머리가 좋다고 칭찬이 자자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다른 민족들도 그걸 따라 하더라고 했다. 배추와 무를 심어서 김치를 담그더니 무는 잎파리를 말려서 겨울에 씨래기 나물 이나 된장국을 해먹으니 도대체 한국인들은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알뜰한 민족이라고 분명히 모두들 잘 살거리고 했다고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내게 말해주던 생각이 난다.

우리 민족은 왜 그랬을까? 그리고 왜 땅만 보면 곡식 심을 생각을 할까? 우린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한뼘의 노는 땅이 우리에겐 얼마나 유용한 땅인가? 땅 값이 천정 부지로 오른 오늘날 땅 걱정 안하는 여기 저 푸른 초원의 한가롭고 평화 스런 미국의 북부를 달리며 한편으로 부럽다.

넓은 땅에 이런 저런 곡식을 심을 생각을 안하고 그저 목장에서 노는 소를 먹일 식량으로 옥수수만 심어 놓고 아니면 잔디밭을 아름답게 가꾸고 사는 이땅은 도대체 얼마나 넓은 건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저 푸른 초원을 달리며 꿈을 꾸어본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푸른 초원을 가꾸며 땅 걱정 안하고 살날이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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