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작물 망치거나 둑 생태환경 파괴 잇따라 낙동강 유역에서 개체수를 급속히 불려가는 외래종 동물 ‘뉴트리아(사진)’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져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6일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뉴트리아는 1990년대 초 일부 농가가 프랑스와 남미로부터 식품 원료와 모피 재료로 쓰려고 수입했으나 별 호응을 얻지 못해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났다. 이들 뉴트리아는 농가에서 버려지거나 달아나 강과 습지를 중심으로 서식하면서 개체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1년에 4차례까지 새끼를 낳는 데다 천적마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뉴트리아의 서식에 알맞은 환경인 낙동강 유역은 함안 등에서 방사된 뉴트리아가 낙동강을 따라 서식 지역을 급속히 넓혀가며 농작물을 망치게 하거나 둑과 생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양산은 지난 3∼4월 동면 호포마을 저수지 일원의 시설 농작물인 감자와 당근을 먹어치워 수십곳의 재배 농가가 피해를 봤으며, 낙동강변 밀양 삼랑진읍에서 재배되는 딸기 농가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함안에서는 태풍 등 자연 재해를 앞두고 하천 둑 등 재해예방 시설물에 뉴트리아가 구멍을 파고 서식지를 만드는 등 훼손이 잇따랐다.
또 생태경관 보전지역인 창녕 우포늪은 희귀식물인 가시연꽃을 먹어치우거나 습지식물의 잎이나 뿌리 등을 갉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처럼 뉴트리아 피해가 속출하자 지자체들은 뉴트리아 포획을 진행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 5∼6월 수렵전문가, 지역 주민, 공무원 등으로 포획단을 구성해 22마리의 뉴트리아를 잡았으며, 함안군은 하천관리단 19명을 투입해 하천 주위의 뉴트리아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김해시는 장마철을 맞아 둑 붕괴 등의 피해에 대비해 뉴트리아 포획 여부를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이들 지자체는 야행성인 뉴트리아의 활동을 감지하지 못해 포획이 힘든 데다 총포 사용에 따르는 위험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양산=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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