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진료차질 심화… 노사, 협상 일정조차 못 잡아

연세의료원의 파업이 이틀째를 맞으면서 진료율이 전날에 비해 낮아지는 등 환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연세의료원 측에 따르면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우 평일 대비 외래 병동 가동률이 55%, 입원병동 가동률이 69.6%, 수술률이 63%로 파업 첫날보다 낮아졌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역시 외래 75%, 입원 64%로 진료 차질이 심화되고 있다. 환자의 대기인원도 늘어 외래 채혈실의 경우 보통 25명 정도였던 것이 이날은 100명 정도였다.
의료원 측은 “파업의 여파로 입원율을 50% 이하로 조정하기로 했다”며 “응급환자를 제외하고 모든 환자의 입원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의료원 측은 또 당일 환자접수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전에 예약한 환자는 진료 일자를 최대한 뒤로 미뤘다.
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대체인력이 없고 파업 참가자도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보여 부득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업무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이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사는 임금인상과 유니온숍(종업원이 입사하면 반드시 노조에 가입하고 탈퇴하면 회사가 해고토록 하는 제도) 도입,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핵심쟁점인 임금 인상을 두고 노조가 8.24%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1.5% 안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이날 협상을 벌이려고 했으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의료원 측은 “노조와 만나 의료원의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려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도 “일상적인 파업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협상 여부는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강구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