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터키, 이번엔 ''비키니 광고'' 논란

입력 : 2007-05-23 16:11:00 수정 : 2007-05-23 16:11:0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세속주의자와 무슬림 간에 허용 여부 놓고 논쟁 격화 터키 이스탄불에서 반라의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수영복 광고판을 놓고 무슬림과 세속주의자들 간에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21일 이번 논란이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인 정부와 세속주의를 옹호하는 야당 및 군부 간의 깊은 골을 드러낸 것이라며 정치권 이슈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광고판은 수영복 차림의 여성 모델이 가슴 굴곡을 드러낸 채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전체 인구의 99%가 무슬림인 터키에서는 두 번 이상 쳐다보기 민망한 내용이다. 이들 광고판은 무슬림 복장의 행인들과 맞물려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정부는 기업 광고가 너무 외설적이라고 보는 데 반해, 재계를 비롯한 세속주의 옹호론자들은 정부가 기업 활동에 검열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발간되는 일간 바탄 등 진보 언론은 광고 이미지가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며 거절당했다는 기업들의 주장에 대해 “율법학자들이 지배하는 이란 같은 나라를 만들 작정이냐”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수영복 업체는 항의의 뜻으로 케말 파샤 아타투르크가 목욕 가운을 입고 있는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터키의 국부로 불리는 아타투르크는 정교분리 원칙을 세운 인물이다. 시정부는 논란이 불거지자 보도자료에서 검열 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기업들은 광고 이미지가 정부 기준에 어긋나면 신청조차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슈피겔은 이 광고판이 무슬림과 세속주의자 간의 선전전으로 비화되고 있으며, 7월로 예정된 총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는 정부가 친이슬람 성향을 보이면 군부와 법조계 등 세속주의 지지세력이 나서 이를 견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집권 정의개발당이 대통령 후보를 단독 추천하자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벌어졌고, 대선은 잠정 연기됐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원지안 '청순 대명사'
  • 원지안 '청순 대명사'
  • 이효리, 요가원 수강생 실물 후기 쏟아져…
  • 엔믹스 해원 '눈부신 미모'
  • 박한별, 남편 논란 딛고 여유 만끽…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