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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여행자 위주 찾는 사람 점차 늘어
화려한 색깔 특이한 향기 풍부한 맛 매력
요즘 국내에서 전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아랍 음식점을 찾기란 아직 쉽지 않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음식을 낯설어 하는 사람도 많고, 대부분 ‘향신료투성이’ 혹은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동·북아프리카 지방의 이민자가 많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랍 요리다. 가격도 저렴해 유럽 지역 한국 유학생들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음식보다 케밥(고기구이)이나 타진(닭고기 수프) 등 아랍 음식이 더 친근하다고 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해외 여행지가 과거 미국, 서유럽, 동남아 중심에서 최근 터키, 이집트, 모로코 등으로 다양해지며 아랍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뉴 아라비안 퀴진’의 저자인 아랍요리 전문가 장 크리스티앙 JW메리어트 서울 호텔 총주장방은 “아랍 음식은 색깔이 화려하고 향기가 풍부하다”며 “아랍 요리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터키, 알제리, 레바논, 시리아 등의 요리는 각각 향과 맛이 조금씩 달라서 이를 구분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고 소개했다.
◇곡식과 고기, 채소를 함께 찐 요리인 쿠스쿠스◇달팽이와 버섯을 곁들인 마늘 플랜

# 아랍 음식의 특징은
아랍은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들을 총칭하는 만큼 그 음식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맛이 아랍 요리의 매력. 전반적으로 고기나 해물 구이가 많고, 구울 때 시즈닝(향신료 등 양념을 겉면에 문질러 바르는 것)을 빼놓지 않는 것이 아랍 요리의 특색이다. 양고기와 렌틸콩(인도산), 병아리콩(이집트콩)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아랍 지역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잘 알려진 고기구이 케밥 외에도 곡식을 쪄서 고기와 야채를 얹은 쿠스쿠스, 병아리콩을 둥글게 뭉쳐 튀긴 팔라펠, 닭고기 또는 양고기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수프 타진, 병아리콩을 익혀 걸쭉하게 만든 뒤 각종 양념을 넣은 후무스 등이 있다. 아랍 사람들이 주식처럼 먹는 음식들이어서 국내의 아랍 식당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다.
◇렌틸콩과 시금치를 곁들인 양갈비 구이◇닭고기와 향신료를 넣고 끓인 수프인 타진

# 아랍식 향신료
아랍 음식이라 해도 재료는 고기와 생선, 채소 등으로 다른 나라 음식과 별로 다르지 않다. 아랍식 향신료와 소스 몇 가지만 갖춰도 손쉽게 집에서 아랍식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계피, 후추, 사프란 등 흔히 구할 수 있는 향신료 외에도 아래 네 가지를 갖추면 아랍 분위기가 나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타히나(tahina)=아랍 음식에서는 참깨를 많이 사용한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주문이 ‘열려라 참깨’일 정도다. 참깨 페이스트(으깬 것)를 아랍어로 ‘타히나’라고 하는데, 향긋하고 고소한 맛이 강해 담백한 생선이나 고기에 곁들여 먹는다. 칠리 소스와 섞어 고소하면서 매콤한 맛을 즐기기도 한다.
◇자타르(zaatar)=허브의 일종으로, 타임(thyme)과 맛과 향이 비슷하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만 야생으로 자라기 때문에 ‘와일드 타임’으로도 불린다. 독특한 향과 함께 정제와 해독 기능이 있어 몸을 치유하는 허브로 인식된다. 생으로 샐러드를 만들기도 하고, 말린 후 갈아서 고기에 발라 먹기도 한다. 쌉싸래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효과도 있다.
◇쿠민(cumin)=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인 쿠민의 씨를 이용해 만든 향신료로, 톡 쏘는 쓴맛이 난다. 커리(카레)나 케밥, 쿠스쿠스 등 아랍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향신료다. 소화불량을 치료하는 기능도 있다.
◇카르다몸(cardamom)=생강과의 식물로, 달콤한 맛이 난다. 계피나 생강처럼 메인 요리와 후식 양쪽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커리 소스나 쿠스쿠스에 넣기도 하고, 푸딩 등 단맛 나는 디저트에 넣기도 한다.
◇병아리콩을 갈아 튀긴 요리 팔라펠. (왼쪽)◇모로코 드레싱의 아보카도와 할루미 치즈 샐러드

# 주방장 추천 아랍 요리
장 크리스티앙 주방장은 “프랑스 요리와 같은 재료에 향신료를 곁들이는 것만으로 아랍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추천하는 아랍 요리 3선.
◇모로코 드레싱의 아보카도와 할루미 치즈 샐러드=할루미 치즈는 양젖으로 만들어 숙성시키지 않은 치즈로, 아랍 지역에서 주로 먹는다. 할루미 치즈를 살짝 굽고, 여기에 아보카도와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이고 올리브유와 각종 향신료를 사용한 드레싱을 붓는다.
◇달팽이와 버섯을 곁들인 마늘 플랜=식용 달팽이와 버섯을 끓여 자작하게 만든 소스를 마늘 플랜(flan) 위에 얹은 요리. 플랜은 재료를 갈아서 부드럽게 부풀려 구운 것으로, 달걀을 섞어 굽는다.
◇렌틸콩과 시금치를 곁들인 양갈비 구이=아랍에서는 소, 돼지고기보다 양고기를 주로 먹는데, 양고기 요리에는 채소를 풍성하게 곁들인다. 렌틸콩을 향신료와 버무린 곁들임, 익힌 시금치, 감자구이, 구운 배를 구운 양갈비와 함께 먹는다.

글·사진=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아랍 음식 맛보려면 이태원에 가라

아랍 음식점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역시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이태원.
현지인들이 직접 운영하고 조리하는 이태원의 아랍 음식점들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향신료가 매우 강하고 한국인 입맛에는 다소 짜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태원의 아랍 음식점은 주인이 요르단, 이집트, 파키스탄 등 국적이 다양해 같은 메뉴라도 조금씩 맛과 향이 달라 이채롭다.
녹사평역 인근에 있는 페트라(02-790-4433)는 쿠스쿠스, 팔라펠 등 전형적인 아랍 가정요리를 선보인다. 주인은 요르단인이다. 알리바바(02-790-7754)는 이집트 가정요리를 선보이는 음식점. 팔라펠과 후무스 등이 인기 메뉴다. 이태원역 근처 GS칼텍스 주유소 건너편에 있다. 모로코의 도시 이름을 딴 마라케쉬 나이트(010-5801-9444)는 모로코식 가정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닭고기 또는 양고기 요리에 밥, 샐러드를 함께 준다. 녹사평 역에서 가깝다.
살람(02-793-4323)은 서울에 거주하는 아랍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터키 음식과 아랍 음식을 선보인다. 이태원 이슬람 사원 앞에 있다. 알 사바(02-792-1488)는 아랍 음식과 인도·파키스탄 음식을 함께 내놓는 곳. 주인은 파키스탄인이지만 케밥과 양갈비 등 아랍식 음식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녹사평역 3번 출구에 있다.
그랜드하얏트호텔 테라스(02-799-8166)는 30일까지 아랍 음식 축제를 진행한다. 하얏트 리젠시 두바이의 주방장이 내한해 쿠스쿠스, 타진, 모로코식 수프 하리라, 이집트식 푸딩 움 알라 등을 뷔페식으로 선보인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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