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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사생활, 그리고 개인주의

입력 : 2007-05-03 11:05:00 수정 : 2007-05-03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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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기자석]최근 KBS의 두 아나운서가 함께 찍은 사진이 해킹을 당해 갖은 고초를 겪고 있다.
두 사람은 열애 중인 것으로 유명한 최동석·박지윤 아나운서로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다. 아나운서도 연예인이나 다름없는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대에 이들이 대중의 왜곡된 관심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그동안 스타 연예인들은 본인들의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해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곤 했다. 이제 연예인의 대열에 들어선 이들 스타 아나운서 역시 인터넷 유저들의 ‘파파라치’성 감시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아나운서나 연예인 모두 각종 매체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공인(公人)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공인이기 이전에 이들 역시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다. 그러나 대중은 이들을 가볍게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많은 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 만약 자신들의 친구나 아는 지인이라면 이야기할 수 없는, ‘카더라’식의 소문까지 언급하며 이들 아나운서에게 크나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에 실린 비공개용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해당 미니홈피의 두 사람만이 공유하거나 지인들에게만 공개하고픈 사진들인 것이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 사진들을 제멋대로 퍼나르는 몰상식한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아나운서나 연예인도 모두 개인으로서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가 있다. 이들이 가족의 일원으로서, 또 직장인으로서 갖고 있는 다양한 역할과 권리가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짓밟혀서는 안될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스러운 연인이자 직장동료였다. 또 이들의 미니홈피는 두 사람만의 소중한 개인공간이다. 공인이니까, ‘자신들이 관리를 잘해야지 누굴 탓 하겠느냐’는 식의 사고방식은 잔인한 논리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에 대해 ‘오죽 처신을 잘못했으면…’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두 사람 모두 새로이 맡게 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현재까지 브라운관을 통해 환하게 웃으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더 가슴이 아프다.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규명하되 이를 계기로 공인이건 일반인이건 가릴 것 없이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잡도록 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연예문화부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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