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드라마(일명 ‘미드’)에 빠진 직장인 심모(여·28)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녀가 좋아하는 ‘프리즌 브레이크’ 전 편을 소장하고 싶지만 용량이 너무 커 모두 저장하지 못한 채 ‘보고 지우고’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외장하드를 이용해보자. 외장하드는 최대 700GB 등 대용량의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시리즈를 지울 필요 없이 모두 이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료 저장이나 백업에도 유용하다.
◆미드, 외장하드에 모두 품어주마=외장하드는 외장형 하드디스크의 줄임말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를 컴퓨터 내부가 아닌 별도의 외장케이스에 장착한 것이다. USB보다 용량이 크고 휴대하기 편하며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 내비게이션 등 각종 디지털기기에 연결해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장하드에는 용량에 따라 2.5인치와 3.5인치가 주종을 이룬다. 2.5인치는 담배갑 사이즈로 용량은 40∼160GB, 비디오테이프 사이즈의 3.5인치는 250∼700GB 정도다.
드라마 한 편당 약 40분 내외로 한 시즌이 20회 이상이라고 하면, 한 시즌의 용량은 약 8GB에 이른다.
▲소니의 핸디캠 ‘DCR-SR300’ |
미드 열풍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CSI’는 국내에 방영된 ‘뉴욕편’, ‘마이애미편’, ‘라스베가스편’ 등 3개 시즌의 용량이 약 100GB에 이른다. PMP의 용량이 보통 60GB이기 때문에 외장하드로 미국 드라마 한 시리즈를 저장해 보는 것이 수월하다.
외장스토리지와 멀티미디어 제조전문업체인 ㈜새로텍의 관계자는 “드라마 마니아들은 여러 시즌을 저장하거나 한꺼번에 이어 보기 위해 2.5인치 최대 용량인 160GB를 선택하거나 3.5인치 대용량을 구입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외장하드는 드라마 감상 외에도 동영상강의 등 교육용, 빔프로젝트를 대신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업무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초고용량 지원 디지털기기 인기=미국 드라마 시리즈 등의 열풍으로 초고용량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내장하거나 외장하드를 옵션으로 채용하는 내비게이션과 PMP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1∼2GB의 메모리카드가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엔 최소 40GB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내장된 제품과 80GB의 HDD형 단말기까지 초고용량을 지원하는 추세다.
퓨전소프트 ‘오드아이7스타’는 최대 80GB HDD를 내장한 PMP형 내비게이션이다. 7인치 LCD를 통해 600MB 용량의 영화 130편 이상, 5MB 용량의 음악 1600곡을 저장할 수 있다.
PMP전문업체 디지털큐브가 출시한 내비게이션 ‘아이스테이션 T7’은 30GB, 60GB의 착탈식 외장하드를 옵션으로 채용해 내비게이션 데이터는 SD메모리에 저장하고 하드디스크에는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을 넣어두는 방식이다.
카포인트 ‘엑스로드 V7’은 40GB의 외장하드를 채용하고 있으며 옵션으로 배터리를 구입하면 약 3시간 동안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최근 디지털캠코더들은 하드디스크를 내장, 캠코더 자체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번거롭게 테이프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소니의 핸디캠 ‘DCR-SR300’은 40GB 내장형 하드디스크을 탑재해 DVD급 화질로 9시간 30분을 촬영할 수 있다. JVC의 미니사이즈 캠코더 ‘에브리오G GZ-MG255KR’도 6mm 테이프나 DVD디스크 등 별도의 저장장치 대신 30GB 하드디스크를 탑재, 일반 동영상은 37시간까지, DVD급 화질은 약 7시간까지 녹화할 수 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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