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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수감자 925만명, 세계 교도소 초만원… 더 가둘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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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5-01 13:02:00 수정 : 2007-05-01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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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새 50만명 증가… 수용 공간 태부족
전자 감시장치 부착 등 각국 대책 고심
전 세계 교도소가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인구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수감자 증가율 때문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약 925만명이 수감돼 있다. 미국, 브라질, 멕시코 등의 수감자는 1995년 이후 두 배로 늘었다. 수감자 급증은 단순한 범죄 증가 탓이라기보다는 엄한 법 제정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영국의 국제교도소연구센터(ICPS)에 따르면 2003년 중반 875만명이던 전 세계 수감자는 지난해 말 925만명으로 증가했다.
수감자 수가 많은 국가로는 미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이 꼽힌다. 미국은 수감자 수가 2002년 203만명에서 2005년 6월 218만명으로 늘었다.
중국은 2001년 중반 151만명에서 2003년 12월 155만명으로 증가했다. 러시아는 2001년 8월 92만명에서 2006년 1월 87만명으로 줄었고, 브라질은 2001년 28만명에서 2005년 36만명으로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수감자도 미국이 단연 많다. 국제 외교문제 격월간지인 포린 폴리시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미국은 737명, 러시아는 661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 투르크메니스탄(489명), 쿠바(487명), 벨로루시(426명), 남아프리카공화국(335명), 이란(214명), 스페인(145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수감자 증가는 적정 수용 인원을 넘어서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세계에서 교도소가 가장 붐비는 국가는 잠비아로 수감자 수가 법정 수용인원의 331%에 달한다. 2위는 베냉(307%), 3위는 카메룬(296%), 4위는 방글라데시(289%), 5위는 케냐(284%) 등이다.
초과 수용률이 높은 10개국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 국가가 7개국이고, 나머지 3개국은 아시아 지역 국가였다. 미국은 2005년 말 현재 수감자 수가 법정 수용인원의 107.6%인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 정부는 수감자 증가에 따른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새 교도소를 짓기 위해 74억달러(약 6조8635억원)를 예산에 책정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교도소 수용 능력이 10만명이지만 수감자는 17만2000명에 이르러 수감자들 간 폭력 문제 등이 야기돼왔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번 계획안은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과잉 수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재소자 교정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몬트주는 급증하는 교도소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을 마련했다. 400명의 범법자에게 전자 감시 장치를 부착해 감옥에서 풀어주는 방안이다. 버몬트주는 교도소 운영비가 연간 1억2800만달러로, 고등교육 예산보다 많은 실정이라고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은 1년 이하의 형을 받은 수감자는 석방 28일 전에 경비 등급이 낮은 수용시설로 자동 이감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안은 성범죄와 폭행죄를 저지른 수감자를 제외한 석방 직전 재소자를 경찰서 영창이나 배를 개조한 수감시설에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인도의 펀자브주는 교도소 관리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방침이다. 주 내에 흩어져 있는 감옥 28곳을 9곳으로 통폐합하고 1만1000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도록 교도소 5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총괄할 ‘교도소 법인’도 출범한다. 이 법인은 처벌과 재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해 주 정부의 재정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마약 범죄자의 경우 교도소가 아닌 치료시설에 수감되기도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2004년부터 코네티컷, 하와이, 인디애나,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노스다코다 주 등 미국 내 22개 주가 마약 사범을 치료시설에 두는 방안을 마련했다.
딕 윌커슨 전 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은 “1980년대와 90년대에는 마약 사범에 강력한 처벌로 대처했지만 수감 인원만 늘 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무조건 잡아 넣고 보자’는 시각이 이제 많이 누그러졌고 치료의 성과를 인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처벌만이 범죄 예방'… 각국 실형 선고 늘어
■ 전 세계 수감자 왜 늘었나
전 세계 수감자 증가 현상은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력한 처벌이 범죄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범죄자에게 실형을 살게 하는 경우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는 최근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법률을 마련했다.
일명 ‘제시카 법’을 강화한 이 법에 따르면 6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에는 자동적으로 25년형이 적용된다. 14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를 2회 이상 저지른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해진다.
이탈리아는 환경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최대 징역 10년 혹은 벌금 25만유로에 처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엄격한 환경 법률이 된다.
이 법은 ‘환경에 대한 재앙을 가져오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3∼10년의 징역형이나 3만∼25만유로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은 주로 마피아 등 범죄조직과 관련된 불법 폐기물 처리 업체와 방사능 물질을 몰래 버리는 행위를 주요 단속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 관련 법이 엄격해진 것은 이탈리아에서 지난 수십년간 삼림, 해안, 식수 등의 환경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는 지난 겨울 기온이 200년 만에 가장 높아 환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처벌 강화와 수감자 증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뉴사우스웨일스 교정 당국은 “버려졌던 수용시설을 다시 열기로 했다”며 “처벌 강화가 수감자 급증으로 이어져 시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지방 검사는 “정부는 수감자 증가에 잘 준비된 상태”라며 “수감시설 4곳을 확충하거나 정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 장기화도 수감자 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교도소에서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죄수는 총 63명이며, 이들이 기다린 시간을 합하면 6만3432일이나 된다고 미국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는 전했다.
이 가운데 키난 클라크는 1999년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클라크는 유괴 및 탈옥 혐의가 덧붙여져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의 재판을 위해 지금까지 2명의 판사와 8명의 검사가 동원됐다. 클라크는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거나 변호인을 바꿔 재판을 장기화시키고 있다.
신문은 “항소율이 높은 주요 강력 범죄에 대해 재판 관계자들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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