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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역사 전쟁의 뿌리엔 중화사상 있다?

입력 : 2007-04-18 14:38:00 수정 : 2007-04-18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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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이희진 박사 ‘중화사상과 동아시아―자기 최면의 역사’ 출간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역사 분쟁의 기저에는 중화사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 동북아 역사 전쟁의 뿌리에 중화사상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서강대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사를 강의하는 이희진(45)씨는 최근 발간한 ‘중화사상과 동아시아―자기 최면의 역사’(책세상)를 통해 세계를 ‘천하’라는 하나의 단위로 보고 천하의 통치자는 천자뿐이라고 주장하는 중화사상이 동아시아 역사 분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씨가 주목하는 것은 중화사상이 천자를 중심으로 주변국을 상하 관계로 나눠 조공-책봉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 이씨는 그러나 백제는 ‘고구려와 전쟁을 벌여달라’라고 했지만 북위가 거절하자 즉각 조공을 끊었고, 고구려는 북위와 남제에 모두 조공을 바치는 양다리 외교를 벌인 점 등을 예로 들며 이러한 상하관계가 현실적으로 이해에 기반한 실리 외교임을 지적했다.
이씨는 전근대의 외교 현실은 잊힌 채 중화주의의 원칙만이 근대화 과정에 악용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과거의 중화주의가 식민사관, 전근대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연결된다는 것.

한중일 각국은 근대화 과정에서 중화주의에 기반해 국가와 민족 그리고 국민 만들기에 주력했다며 저자는 이를 ‘자기 최면’이라고 밝힌다. 각국의 역사 인식차이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인위적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일본은 주체성을 내세울 수 있는 체계로 천황을 신격화해 황실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황실 중심적 국가주의를 추구한다. 일본은 일본 천황을 천자의 위치에 놓기 위해 백제와 신라가 야마토 정권에 조공을 바쳤다는 식의 역사 조작까지 시도한다.
저자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비판한다. 상대적으로 늦게 근대화에 뛰어든 한국은 신민족주의를 표방하며 민족사를 정립하고자 했다. 그러나 민족 개념은 근대에 만들어진 것일 뿐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들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을 한 바는 없다. 중화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중화사상을 차용해 대응해 민족의 개념이 나오는 것이다.
저자는 “발해사가 한국 혹은 중국 것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도 문제”라며 “전근대의 역사가 근대 정치에 이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yamyam19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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