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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클래식 이야기]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

입력 : 2007-03-12 12:49:00 수정 : 2007-03-12 1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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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때로 ‘고전음악’이라고도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틀린 표현이다.
고전음악이라고 하면 마치 시기적으로 오래된 음악인 것처럼 들리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현대의 가요도 시간만 흐르면 클래식 음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고전주의라는 예술 양식을 설명하면서 고전음악이란 말이 탄생했는데, 이 말 때문에 오히려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측면이 있다.
‘클래식’이란 말에는 ‘고전’이란 뜻도 있지만, 그보다는 ‘최고급의’ ‘일류의’ ‘표준적인’이라는 뜻이 더 강하다. 또 클래식 음악은 지금도 끊임없이 작곡되고 있으며, 수백년 전에 작곡된 곡들도 현재의 예술가들이 연주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변화하는 매우 독특한 예술 장르다.
교과서에 담겨 있는 클래식 음악에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철학과 사상, 사회적 이념과 역사, 이상과 비전이 담겨 있다. 이 중에는 절대권력의 모순을 파헤치고 본질적 인간 해방을 추구하던 혁명가들의 웅변도 들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웅적인 기백과 백절불굴의 투지로 난관을 극복하고 위대한 음악가로 우뚝 선 베토벤의 음악이다.
베토벤은 삶 자체가 영웅적으로 평가되며 음악 작품 속에도 영웅의 모습을 담았다. 그가 그린 영웅은 모두 위선이란 찾아볼 수 없고, 비열하지 않으며, 민중에 헌신적인, 진정 위대한 모습이다.
영웅교향곡으로 이름붙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은 원래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던 곡으로, 위대한 영웅의 이상을 나타내는 불멸의 음악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베토벤을 비롯한 많은 유럽인에게 나폴레옹은 자유, 평등, 형제애를 가져다 준 혁명의 희망이었다. 1803년 이 작품을 완성했을 때 그는 이 곡을 ‘보나파르트’라고 이름붙일 정도였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베토벤은 격분해 악보의 겉장에서 나폴레옹의 이름을 지워버렸다. 그가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존경했던 사람이 또 하나의 독재자에 불과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 곡은 전체가 짜임새 있게 구성됐으며, 이 때문에 새로운 교향곡의 역사를 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악장에서는 거대한 규모로 영웅의 분위기를 나타내 듣는 이를 압도하고, 2악장에서는 느린 장송행진곡이 뒤따른다. 3악장은 가볍고 질주하는 듯한 성격의 스케르초로, 전통적인 미뉴에트 악장을 대치했다. 4악장은 승리한 영웅과 같은 분위기를 나타냈다.
각 악장은 위대한 영웅에 대한 베토벤의 느낌을 표현했다. 다소 긴 곡이지만 인내심을 갖고 감상하면 베토벤이 생각한 영웅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수 아름다운오케스트라 단장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음악 100〉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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