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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을 대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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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2-10 00:00:00 수정 : 2007-0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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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히 속옷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한 남자친구가 본인은 속옷에 신경을 전혀 안 쓴다고 해서 나에게 놀라움을 주었더랬다. 심지어 독립을 하지 않은 친구들은 속옷을 구매할 때도 직접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화를 계기로 나의 호기심은 발동했고 그래서 여러 지인을 만날 때마다 재차 속옷을 이야깃거리로 내놓곤 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특별한 날은 물론이고 기분이 좋은 날도 속옷에 신경을 쓴다. 겉으로 보이는 옷에도 신경을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속옷에 언제 신경을 쓰냐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패션은 속옷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에 공감하는 편이다.

여자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친구가 색다른 의견을 제시했었다. 남자는 굳이 신경을 안 써도 되지만 여자는 속옷 자체가 나뉘어 있어 세트로 입는 것 때문에 몇 배로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여자들만의 비밀이지만 매번 속옷을 세트로 입었다가 동시에 세탁하는 것도 아니고, 꼭 세트로 구입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옷에 의미를 가지는 것은 좀 더 특별한 것 같다. 매번 세트로 속옷을 입는 친구도 있고, 전혀 속옷에 신경을 안 쓰는 여자 친구도 있는가 반면 속옷에 굉장한 공을 들이는 남자도 있다.

쉽게 생각하는 속옷이 보이는 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속옷이 보이게 청바지를 내려 입는 것이 굉장한 유행이 되었던 적이 있다. 그런 경우는 지금도 많이 볼 수 있고, 좀 더 패셔너블한 과감한 개념으로는 란제리 룩이 있겠다. 마치 속옷 같은데 속옷이 아닌 경우나 속옷을 레이어드 하거나 보이게 해서 그런 룩을 완성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들에는 당연히 속옷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느냐 아니냐에 관한 것과 속옷을 신경 쓰느냐 아니냐에 관한 것은 다른 것 같다.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코디하고, 속옷에 신경을 쓰는 사람도 있고, 섹시한 스타일로 코디하고, 속옷에 무심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패션 일부분에 공을 들이느냐 마느냐에 관한 것처럼 속옷은 패션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속옷은 내의라고도 한다. 속옷은 크게 나누면 원래 피부의 오염을 방지하고 보온역할을 하는 위생적인 속옷과, 겉옷의 모양을 정리하고 체형의 결점을 보정하는 실용적인 파운데이션 종류 및 장식을 겸한 란제리 등이 있다. 서양문화 자체가 지중해 연안인 온난지방에서 시작되어 겉옷과 속옷의 구별이 없이 하나로 사용되었고,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좁은 천을 감아 가슴을 정리하는 등 기능성 의미의 속옷이 사용되었다. 이렇게 과거를 살펴보면 다양한 의미로 속옷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⑴파운데이션 종류 및 란제리 등 기능성 속옷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속옷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속옷은 좀 더 신비하고, 은밀하다. 가장 큰 이유는 말 그대로 언더웨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꼭 속에 입는 옷이라고 해서만은 아니다. 나는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두고 싶다. 내가 기분이 좋거나 특별한 날에 속옷부터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서 말한 기능적인 부분이나 기본적인 상식과는 다른 신비스러운 부분이 속옷에는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속옷을 입는다. 우리는 어떤 의미로 어떤 기분으로 속옷을 대하는 것일까?

⑴파운데이션 : 브래지어, 거들, 올인원 등 체형의 결점을 보정하는 역할을 하는 속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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