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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단]프리섹스 피해자는 바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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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1-16 14:25:00 수정 : 2007-01-16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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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된 여대생들을 만나보면 동정을 금할 수가 없다.
‘보호받지 못한 자’란 제목의 신간은 미국 대학 캠퍼스와 일반 사회 생활 전반에 풍미하는 섹스의 자유에 대한 호된 비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당초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망설였다. 책이 출판되는 과정에서 저자는 UCLA의 학생보건소 심리학자인 미리엄 그로스먼 박사로 확인되었다. 학계의 정통 학설은 매우 엄격하여 거역하는 사람들은 종종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저자뿐 아니라 특히 박사를 찾은 환자들의 복지를 위해 그로스먼이 이단적인 견해 때문에 처벌받지 않기를 필자는 바란다.
그로스먼 박사가 소신을 밝히는 것이 그처럼 위험한 까닭은 무엇인가. 우선 일반적인 섹스부터 살펴보자. 여러 상대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섹스가 여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박사는 믿는다. 여자들은 섹스 상대와 강력한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데(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옥시톡신이 관련된다), 성관계를 맺는 다수의 여대생들이 스트레스와 식사 장애,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우울증까지 보고하는 사실을 그로스먼 박사가 밝혀냈다.
사회는 섹스가 순수한 기분전환이며, 남녀가 동침하는 문화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자들을 강하게 만들며,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는 관념을 심어준다. 그로스먼 박사는 우울증에 걸린 19세의 여대생 ‘헤더’에 관해 이렇게 설명한다. 헤더는 ‘도움이 되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으나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은 뒤에야 자기네 관계가 그녀에게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생활을 함께하고 싶지만 남자친구의 관심사는 오로지 섹스뿐이었다. 그로스먼 박사는 헤더가 자신의 갖가지 요구가 무시되는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다른 여대생인 ‘올리비아’는 진지하게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큰 타격을 받았다. 그녀의 성적은 떨어졌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으며 식사장애로 하루에 최고 6차례 구토를 한다.
‘스테이시’는 방부제와 니코틴, 탄산음료를 피하는 채식주의 운동선수다. 그녀는 자신의 절제된 생활과 낮은 체질량지수에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 그녀는 손목을 여러 차례 칼로 벤 후 학생보건소를 찾았다. 그로스먼 박사는 그러한 자해행위가 여러 대학 캠퍼스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고한다.
스테이시는 성행위를 통해 감염돼 생식기 암을 일으키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건강 안내책자들과 여성잡지들은 이 바이러스가 대수롭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한심한 조언이다. 모든 감염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심리적 부담이 큰 검사를 계속 받아야 한다. 여대생의 43%가 이 바이러스 감염자다. 스테이시가 감염된 변종 바이러스는 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남은 일생 동안 6개월마다 진찰을 받아야 한다.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클라미디아는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해마다 여성 300만명이 치료를 받는다. 감염되고도 치료를 안 받는 숫자가 얼마인지는 알 길이 없다.
대부분 미국 대학교 교정은 진보주의의 실험실이다. 임신중절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 심각한 후회를 할 경우 당사자의 고통은 무시되거나 부적절한 행동으로 취급된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임신중절 후 정서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그로스먼 박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략 20%는 임신중절 후 우울증과 기타 심리적 장애에 시달린다고 박사는 지적한다. 그러나 미국 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의료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의료 전문가들은 흡연과 포화지방산, 안전하지 않은 섹스, 골다공증의 위험을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교육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35세 이후 임신 능력이 저하되는 생리적 현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일러주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현실이 한심하다.
워싱턴 타임스
정리=오성환 외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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