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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11-05 00:00:00 수정 : 2006-1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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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신발을 너무 좋아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물론 옷장정리도 하지만 나의 경우 젤 처음으로 정리하는 것이 신발장이다. 100켤레에 가까운 신발을 소유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등급도 매겨져있다. 흔히 신는 신발, 특별한 때만 신는 신발, 심지어는 어떤 드레스가 아니면 신지 못하는 신발까지 있으니 어찌 보면 미국드라마 S.A.T.C의 주인공 Carrie처럼 신발에 중독 된지도 모르겠다.


신발은 기본적으로는 발의 보호와 장식을 위해 사용된다. 또 작업을 위한 것이나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것도 있고 의상과의 조화로 쓰여 지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쓰임새 때문에 재료 또한 나무껍질과 동물 가죽으로 된 최초의 신발부터 가죽이나 천 소재는 물론이고 오늘날에는 고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가 쓰이게 되었다. 그만큼 신발에도 큰 범주의 패션이란 개념이 붙어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정월 대보름날 신발을 감추는 풍습이 있었다. 몽달귀신이 나타나 자기에게 맞는 신발을 신고 갈 경우 신발 주인에게 나쁜 일이 생긴다고 한다. 신발은 여러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신발은 이미 우리들에게 하나의 원형으로 존재하는 물건인 것이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인 수준을 신발을 통해 표현하기도 하고 그 외에도 신비로운 관념을 형성해 왔다. 질병을 치료하거나 행운을 빌 때, 악마를 잡거나, 구애와 관련해 사용된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재미있는 일화들을 살펴보면 루이 14세는 키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 높은 굽을 신고 신발에 자신이 승리했던 전쟁을 상징하는 그림을 새겨 넣어 신었었고, 나폴레옹이 군인용 부츠에 큰 의미를 부여했었고, 마이클 조던의 경우는 매일 다른 신발을 신기도 하고 신발은 여러모로 묘한 매력을 가지는 것 같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처음 만난 남자를 볼 때 신발을 눈 여겨 본다는 여자 친구들도 꽤 많은 수가 있다.


이런 중요한 신발에 대해서 올 시즌 패션을 살펴보면 패션키워드는 여성에 치우치긴 하지만 단연 부츠가 될 것이다. 80년대식 ⑴Y라인의 인기가 멈출 줄을 모르기 때문에 하체를 슬림하게 강조하는 것이 유행이어서 날렵한 느낌의 부츠들이 강세를 이룬다. 길이는 아주 길거나 아주 짧은 것이 유행이고, 나는 롱부츠를 특히 좋아하는데 롱부츠의 경우는 추운날씨에 보온효과도 그만이고 미니스커트 같은 대담한 의상에 매치하면 부담을 덜어주어 톡톡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신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올 시즌 트렌드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했는데, 갑작스럽게 비가 오면 가장 먼저 신고나온 신발이 걱정되는 신발에 집착하는 나는 굽(Heel)에 대해서 가끔 많은 생각을 한다. 특히 직업상 일반인들보다 키가 큰 모델들을 많이 접하는 나인데 키가 커도 힐을 신는 여자 모델들이 대다수이다. 항상 캣워크로 자신의 발을 힘들게 만드는 힐을 평소에도 즐겨 신는다는 것이다.

굽(Heel)의 경우는 기원전 4세기경에 만들어진 그리스의 분묘에 있는 그림에 나타났는데 도살자가 발에 피가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굽이 높은 신을 신었었다. 키가 크게 보이도록 하는 수단으로는 그리스시대에 무대 배우가 신은 것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7세기부터 일반화된 높은 굽의 신발은 르네상스 시대에 상류사회 여성들이 신었던 초핀으로 현재의 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여성들이 힐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나 또한 내가 사랑하는 신발이라고 칭하는 등급의 신발들은 모두 굽이 있는 것들이다. 전에도 잠깐 얘기했었지만 나는 여자로서 하이힐을 신는 것이 굉장히 즐겁다. 지금 우리들에게 신발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⑴ Y라인 : 실루엣의 일종으로 알파벳 Y자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뜻한다. 상체는 풍부하게 하체는 슬림하게 연출하는 것으로 1950년대 Dior로부터 제시되어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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