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 건군 제58주년 국군의 날 행사 축하비행에 사상 최초로 여성 조종사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박지연 대위(29·공사 49기).
3군 사관학교 사상 최초의 여생도이자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 그리고 최초의 부부 전투기 조종사이기도한 박 대위는 이번 국군의 날 행사에 자신의 주력기인 F-5E로 공중편대비행을 선보이게 됨으로써 지금까지 쌓아온 ‘최초’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해 ‘최초 4관왕’이란 별칭까지 얻게 됐다.
◇여성 조종사로는 처음으로 국군의 날 축하비행에 참여하는 박지연 대위가 조종석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 대위에게 축하비행은 처음 맡겨 진 임무이지만 그에게 국군의 날은 낯설지 않다. 공사 재학시절이던 지난 97년부터 국군의 날 행사에 줄곧 참여한 바 있는 국군의 날 행사 ‘베테랑’이기 때문.
매년 국군의 날에는 각 군을 대표해 3군 사관생도들이 참가하는데, 일반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3∼4학년 생도들로 제대를 편성해 왔다. 하지만 박 대위 등 49기 여생도들은 ‘최초’라는 상징성 때문에 1학년때부터 국군의 날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
계속되는 열병과 분열 훈련은 건장한 남자 생도들도 견디기 힘든 스스로와의 싸움의 연속이었지만, 행사 말미에 등장하는 선배들의 멋진 축하비행을 보면서 고단함을 깨끗이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박 대위는 전투조종사에 대한 꿈을 더욱 키워갔고 언젠가 선배들처럼 국군의 날 행사에 꼭 참가하겠다고 다짐했다.
◇국군의 날 특전사 장병들의 집단낙하를 지원할 이지영 중위가 수송기를 점검하고 있다. |
드디어 올해 박 대위는 국군의 날 축하비행 편대원으로 선발, F-5E 편대의 5번기(좌측 첫 번째)에 탑승해 계룡대 상공을 비행함으로써 10년 만에 지난 생도 시절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박 대위는 “큰 행사에서 공군을 대표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어 기쁘다”며 “10년 전의 내 모습처럼 땅에서 지켜볼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멋진 비행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내년에는 남편(정준영 대위·F-5E 조종사)과 함께 축하비행에 나서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한편 이번 국군의 날 축하비행에는 박 대위 외에도 특전사 장병들의 집단낙하를 지원하는 CN-235 수송기 조종사로 이지영 중위(27·공사 51기)가 나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조종기술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위는 지난해 공군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공중투하 부문 우승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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