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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뉴엘 부인'' 실비아 크리스텔을 기억하나요

입력 : 2006-09-13 16:29:00 수정 : 2006-09-13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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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엠마뉴엘’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당대의 육체파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이 이국적 풍경 속에서 펼치는 야릇한 장면을 숨죽여 감상할 때 이 영화의 사회적 의미를 고민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케이블·위성방송 Q채널이 최고의 섹시 영화로 손꼽히는 ‘엠마뉴엘’ 시리즈의 제작 뒷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엠마뉴엘 벗기기’를 오는 16일 오후 11시에 방영한다. 다큐멘터리는 주인공 선정 과정, 논란을 일으킨 장면들, 촬영 당시 고생했던 이야기 등을 제작진의 생생한 육성 증언에 담아 전달한다.
1957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동명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 제작진은 우선 주인공을 맡을 여배우 물색에 나섰다. 마침내 네덜란드의 무명 배우였던 실비아 크리스텔이 선택되고 장편 영화를 찍어본 경험이 없는 스태프들이 허가도, 대본도 없이 영화 촬영에 돌입했다.
자위행위, 강간, 혼음 등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탄생했다. 검열이란 장벽을 뚫고 마침내 개봉한 영화는 유럽에서 폭발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포르노에 불과하다’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3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람했다.
30년에 걸쳐 수십 편의 속편이 제작된 ‘엠마뉴엘’은 페미니즘의 새로운 아이콘이 됐다. “성적 자유는 더 이상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여성들도 사랑 없이 쾌락만을 추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여성들을 열광시킨 것이다.
주인공 엠마뉴엘 역을 맡은 실비아 크리스텔은 일약 ‘해방된 여성’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유럽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실비아 크리스텔은 첫 영화 ‘개인 교수’로 성공가도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거듭된 실패와 마약중독으로 폐인이 되고 만다.
다큐멘터리에선 ‘엠마뉴엘’의 섹시하고 순수한 모습을 완전히 잃은 실비아 크리스텔의 현재 모습이 공개된다. 그는 ‘알몸’ 하나로 전 세계를 정복한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한 채 암에 걸려 궁핍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는 “그래도 새로운 여배우들이 계속 등장해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추구하며 ‘엠마뉴엘의 전설’을 이어갈 것”이라고 결론내린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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