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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 돌아보니 대부분 표석도 없이 ''망각'' 속으로

관련이슈 방치된 독립운동 유적

입력 : 2006-08-14 16:14:00 수정 : 2006-08-14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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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종각역 부근 등 곳곳 항일 흔적 방치돼 일제에 맞서 싸운 선열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흔적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었다. 단지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이다. 어떤 것은 발길이 쉬 닿지 않는 곳에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온몸을 던져 피로써 항거한 자리에 그 흔한 표석조차 세워지지 않은 채 잊혀진 유적도 적지 않았다.
세계일보가 지난 2개월여 동안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확인하고 찾아낸 독립운동 유적지만도 80곳에 달했다. 모두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항일 독립운동과 애국 계몽운동 등에 관련된 소중한 유산들이다. 하지만 그동안 학계나 민간은 물론이고 정부 차원에서도 독립운동 유산을 확인하고 찾아내 보존하려는 노력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관련기사]서울 도심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13일 취재팀 조사 결과 서울에서 3·1운동 유적지 22곳을 비롯해 ▲애국 계몽운동 20곳 ▲일제하 무장투쟁 11곳 ▲구한말 항일의거 7곳 ▲6·10만세운동 3곳 ▲기타 17곳이 확인됐다. 서울 시내 독립운동 유산을 총정리해 분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구 장충동 장충단공원에는 명성황후 시해에 항의해 분연히 일어났다 목숨을 잃은 군졸들의 넋을 기리는 장충단비가 외로이 서 있다. 종로1가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부근은 구한말 항일 의병장들이 모진 옥고를 치렀던 전옥서가 있었던 곳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남산 한옥마을의 조선헌병사령부에선 일제 때 독립투사들이 온갖 고초를 겪었고, 조계사 후문 옆 소공원에 있었던 보성사는 3·1운동 독립선언문이 인쇄된 뜻 깊은 곳이다.

취재팀의 이번 조사에도 아직껏 드러나지 않은 독립운동 유적지는 적잖은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발굴·복원 작업에 나서지 않으면 상당수 독립운동 유산이 흔적조차 없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은 “그간 여러 기관에서 해외 항일유적 실태조사는 많이 했지만 정작 국내 유적 발굴에는 소홀했다”면서 “유명 인사들의 후손이나 기념사업회가 관리하는 유적지를 제외하고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보존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정태헌 고려대 교수(한국사)도 “이제부터라도 우리 주변의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보존하면서 자라나는 세대들의 산 교육장으로 가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부 기동취재팀=김동진(팀장)·조민중·장원주 기자, 미술팀=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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