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외형적인 스토리는 단순하다. 거동이 불편한 자신의 초등학교 스승 박여옥(오미희)을 돌보는 미자(서영희)가 16년 만에 동창 모임을 주선하고, 이 모임에 나온 동창들이 차례로 죽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이게 다라면 잔혹한 장면에 넌더리를 내는 사람은 실망할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반전을 준비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연상시키는 반전 장치다. 하지만 이 반전이 그렇게 강렬하거나 매혹적이라기 보다는 영화에 대한 설명을 다시 보태는데 불과하다. 새로운 스토리를 발견하는 재미는 있지만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약점은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는데 있다. 지속적인 긴장감으로 영화의 몰입을 증대하기 보다는 흐름이 중간 중간 끊긴다.
반면 인조 사체를 쓰지 않고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피비린내 나는 시체의 모습은 높이 살만 하다. 차마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죽은 시체를 연기하는 리얼리티는 소름이 돋게 만든다. 누구나 한번은 경험 했음직 한 학창 시절 스승과의 갈등을 공포로 담아낸 소재적인 접근도 나쁘지 않다. 8월 3일 개봉
이길상 기자 jun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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