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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수 대박의 마술사 ‘보컬 디렉터’ 화인

입력 : 2006-07-26 11:09:00 수정 : 2006-07-26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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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The Max 박용하 보보 조성모 진혜림….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이 가수들에게는 공통 분모가 하나 있다. 바로 보컬 디렉터 화인(30·본명 배연희)이다. 이들의 노래는 ‘노래의 연금술사’ 화인을 통해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기반을 마련했다. 보컬 디렉터라는 일에 대해 “노래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그동안 수많은 음반에 참여해 가수들의 노래를 더욱 호소력있고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여주대 김포대 동아방송대 청운대 등에서 보컬을 가르치고, 얼마 전에는 ‘보이스 랩’의 공동 대표를 맡아 영화 OST 제작 및 음악 감독으로 영역을 확대한 그는 종횡무진이다. SW는 화인을 만나 그의 인생 스토리와 보컬에 대한 철학 등을 들어봤다.

●강변가요제 대상 가수에서 보컬 디렉터로 변신하다
1976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의 어릴 때 꿈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 그래서 대학교도 미술교육과(한국교원대)를 택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재능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었나보다. 어릴 때부터 빼어난 노래 실력으로 전국 성악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동네 각종 잔치에 가수로 초대된 그는 대학교 2학년인 96년 과감하게 강변가요제에 도전장을 던졌고, ‘소중한 너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무대 공포증이 있었어요. 강변가요제 리허설 때 무대 감독이 보더니 청심환을 한시간에 한알씩 줄 정도였으니까요. 운좋게 대상을 수상하고 음반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잘 안됐어요. 그러다가 98년 이현도 2집 ‘여름은 가득히’의 피처링을 하고, 우연하게 한스밴드 1집 ‘선생님 사랑해요’의 보컬 디렉터를 맡으면서 이 일로 돌아섰습니다.”

왼쪽부터 강성연, 안재모, 박용하

왼쪽부터 조성모, M.C The Max, 진혜림


●‘잘 나가는’ 보컬 디렉터의 대열에 합류하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22살의 어린 여자가 노래를 가르친다고 하니 가수와 음반 제작자가 크게 신뢰하지 않았던 것이다.
“갖은 핍박도 많았어요. 나이 어린 여자가 노래를 가르친다고 하니까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녹음실 한 구석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죠. 한스밴드 1집까지도 ‘네가 하면 되겠어’라는 시선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가 능력을 펼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 째인 99년 이정현 1집 ‘와’가 대박이 터지면서 단숨에 인정받는 보컬 디렉터가 됐다. 여기저기서 “우리 앨범도 해달라”는 제안이 쏟아졌고, 이후 그는 종횡무진 달리기 시작했다. 유승준, 보보, 베이비복스, M.C The Max, 성시경, 안재모, 박용하, 조성모, 모세, 심은진 등이 줄줄이 그를 찾았고, 노래를 지도받았다.



●진짜 노래를 잘 부르게 만들고 싶다
예전 그의 별명은 ‘저승사자’와 ‘사고처리반’이었다. 무섭게 트레이닝을 시키고, 또 노래가 안되는 가수를 그에게 맡기면 실력이 좋아진다는 입소문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속성으로 가수를 가르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가수들이 물어요. 얼마나 배우면 노래가 느냐고요. 그럼 저는 말하죠. 안 는다고요. 빨리 노래 실력을 키우려고 하는데 이건 답이 아니예요. 단기간에 노래를 잘 부르게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진짜가 아니거든요. 노래를 잘 부르려면 먼저 자신을 응시하고, 당장의 가시적인 이익을 바라지 않고 꾸준히 연습을 하는게 중요합니다. 박용하의 경우 처음에는 노래를 잘하지 못했지만 점점 실력이 느는걸 보세요. 이런데서 보람을 느껴요.” 글 이길상, 사진 전경우 기자
juna@sportsworldi.com



[SW확대경]홍콩★진혜림 노래 스승, 배용준 발성·호흡법 지도

보컬을 더욱 좋게 만드는 그의 능력은 홍콩의 세계적인 스타 진혜림까지 감동시켰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작곡가 김형석의 ‘베이비 캣’을 자신의 앨범에 중국어로 넣고자 했던 진혜림은 김형석 사무실에 연락을 취했고, ‘김형석 팀’에서 함께 작업하던 화인이 홍콩으로 파견됐다.
처음에는 의사 소통 문제로 어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화인은 아예 데모 테이프를 녹음해 진혜림에게 들려주는 방법을 택했고, 노래를 들은 진혜림은 주저없이 그를 ‘노래 스승’으로 삼았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주는 화인의 지도법에 공감을 한 것이다.
“저를 택한 이유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물었죠. 홍콩에도 훌륭한 보컬 디렉터가 많을 텐데 굳이 비싼 돈을 쓰면서 한국에서 나를 데리고 온 이유가 뭐냐고. 그랬더니 뭐라고 한 줄 아세요. 홍콩의 보컬 디렉터는 자신들이 부르는 것과 똑같이 따라하라고 시키는데 저는 그러지 않는다는거예요. 진혜림은 진성에서 가성으로 넘어갈 때 소리가 정말 예쁜데 이런 장점을 살려서 노래를 가르친 것을 좋아한 것 같아요.”
진혜림은 화인의 노래 지도를 받은 이후 더욱 노래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언론에서 받게 됐고, 이를 계기로 두사람은 절친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노래 스승’에 대해 스타로서 공개를 꺼릴수도 있지만, 진혜림은 직접 홍콩과 대만 언론에 화인의 얘기를 거론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했고, 항상 그를 치켜세웠다.
최고의 목소리를 뽑아내는 그의 능력은 가수 뿐 아니라 영화배우 배용준까지도 움직였다. 보컬 디렉터 겸 보컬 트레이너로 명성을 쌓아가던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여상열지사’를 찍기 전 배용준 측에서 화인에게 연락이 왔고, 그는 배용준에게 발성과 호흡에 대해 지도했다. 영화에서 보여 준 배용준의 발성은 그의 도움이 고스란히 묻어난 것. ‘욘사마’에게도 화인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이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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