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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소, 위기의 아주리 군단 구한 ''늦깍이''

입력 : 2006-07-06 16:56:00 수정 : 2006-07-06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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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낯선 이탈리아 수비수 파비오 그로소(29·팔레르모)가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다시 한번 ‘아주리군단’의 마법을 만들어냈다.
‘빗장수비(카테나치오)’의 왼쪽을 책임지고 있는 그로소는 2003년 4월 스위스와 경기에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데뷔했지만 당시만 해도 후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2004년 8월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탈리아를 맡은 뒤로 주전 자리를 꿰차 독일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보인 늦깎이 선수.
클럽팀 경력도 화려하지 않다. 1994년부터 7년간 이탈리아 4부리그(C2) 시에티와 테라모에서 뛰다 2001년 페루자로 옮기면서 세리에A 무대를 밟았고, 2003년에 2부리그 세리에B에 있던 팔레르모로 이적한 뒤 팀을 2004년에 세리에A로 승격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로소가 아주리군단을 구해낸 것은 이번 독일과의 준결승전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7일 벌어진 호주와 16강전에서도 후반 인저리 타임에 상대 오른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다 호주 수비수 반칙을 유도,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키커로 나선 프란체스코 토티(AS 로마)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고 이탈리아는 기적과 같은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시 그로소의 행동이 ‘할리우드 액션’이라며 오심 논란이 잇따르고 골을 성공시킨 이는 토티였기에 그로소를 승리의 주인공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소는 이날 직접 골을 터뜨리며 진정한 주인공으로 이름을 내밀게 됐다.
스피드는 약간 떨어지지만 그로소에게서 이처럼 결정적 한 방이 나오는 것은 190㎝의 장신과 탁월한 체력을 무기로 적극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 이와 함께 아주리군단 특유의 빗장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다.
그로소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골이 들어가는 순간 너무 기뻐서 할 말을 잃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번 대회를 치러왔고 믿기지 않지만 결승에 올랐다. 우리는 훌륭한 팀이며 오늘 승리를 즐길 만하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gre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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