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는 시속 100㎞ 속도로 달리면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는 서비스. HSDPA도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 안에서 화상통화를 가능케 한다. ‘손안’에서 펼쳐질 이들 세계 최초의 기술은 또다시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게 분명하지만 소비자들의 호응 아래 ‘화려한 스타트’를 끊을지는 미지수다.
◆와이브로, 반쪽짜리 상용화=와이브로는 좁은 서비스 지역과 단말기 라인업 부재가 아쉬운 대목.
KT는 서울 신촌과 강남·서초·송파구, 성남 분당과 지하철 분당선, 강남∼분당 연결도로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5월 시범서비스 지역 그대로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서울 고려대, 한양대, 신촌, 명동·을지로, 대치동, 봉천·신림동 등 6개 지역으로 한정된다. 단말기 종류도 노트북에 끼워 쓰는 카드(PCMCIA카드) 1종에 그쳐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 보조금 10만원이 지원된다지만 가격도 대략 2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만만찮다. 와이브로의 최대 장점인 이동성과 휴대성이 아직까진 보장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런 한계에도 가입비 3만3000원(KT는 연말까지 면제)을 받거나, 데이터를 많이 썼을 때 요금을 따로 부과하는 ‘부분종량제’(SK텔레콤은 내년 6월 이후 검토)를 도입한 것도 늘어나는 통신료 부담이 걱정인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KT와 SK텔레콤 측은 “하반기 서비스 지역과 단말기 종류를 늘리고 요금제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HSDPA, 요금부담 커=HSDPA도 마찬가지. KTF는 삼성·LG전자 단말기를 1종씩 공급받아 전국 50개 도시에서 HSDPA 서비스 ‘월드폰 뷰’를 시작한다. 연말 가입자 목표치는 20만명.
하지만 앞서 지난달 16일 삼성 단말기(W200) 한 대로 HSDPA 서비스에 돌입한 SK텔레콤의 경우 연말 목표치를 30만명으로 잡았으나 29일 현재 가입자 수가 15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골드번호’ 추첨 행사와 대규모 광고전을 벌인 것에 견줘보면 초라한 수치다.
앞서 2003년 12월 말 SK텔레콤은 삼성 단말기(W120)로 HSDPA의 이전 버전인 3세대(3G) 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 역시 가입자 수는 2만여명에 그치고 있다.
HSDPA를 활성화하려면 현재 1.8Mbps 수준의 속도를 빠른 시일 내에 이론 속도 14.4Mbps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F 관계자는 “WCDMA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화상통화 이외에 기존 2세대(2G) 가입자를 3.5세대(3.5G)로 흡수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 개발도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황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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