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문화적 코드의 동질감이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윤정의 노래 ‘어머나‘ ‘짠짜라’ ‘꽃’ 등은 북한 사람들이 함께 들어도 쉽게 공감할 만한 내용과 멜로디를 담고 있다. ‘폐쇄적인 국가’에서 50여년을 넘게 보낸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서구적인 느낌의 노래는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정서가 녹여진 장윤정의 노래가 북한에서도 통한다는 것이다.
무대 매너도 한 몫하고 있다. 베이비복스가 북한 공연을 했을 때 선보인 섹시한 춤과 무대는 북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장윤정의 무대는 그리 요란하지도, 너무 야하지도 않아 접근 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지도의 힘이다. 장윤정의 노래는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 청도의 조선족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현지에는 이미 상당수의 팬들이 확보돼 있다. 조선족들과의 ‘조용한’ 교류를 통해 장윤정의 노래는 이미 북한 사람들에게도 친근한 음악이 돼 있고, 이로인해 그의 친숙한 가사와 흥은 ‘장윤정표 노래’로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현대적인 느낌으로 변주된 노래의 접근 가능성이다. 그동안 남북 문화교류는 사물놀이같은 전통적인 방식에 치중해 왔다. 남북한이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옛날 문화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윤정의 노래는 과거의 전통미를 지니고 있으면서 이를 현대적으로 신선하게 재해석한 느낌을 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현재 북한에서 통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만약 장윤정의 평양 공연이 성사된다면 개인적으로는 당대 최고의 가수 반열에 오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줄 뿐 아니라, 보다 큰 틀에서 보면 한민족 단결의 중요한 촉매제 역할의 의미가 있다. 장윤정에게는 ‘문화적 통일’의 가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트로트퀸’ 장윤정에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길상 기자
장윤정 "평양공연 꼭!"
‘통일 꽃’ 되고 싶다!
‘트로트 퀸’ 장윤정이 평양공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밝혔다.
장윤정의 소속사 인우프로덕션은 20일 “지난 15일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 대축전에서 장윤정의 공연 이후 정부 고위관계자 사이에서 평양공연에 대한 언급이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며 “장윤정의 평양공연이 추진된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 이 공연은 남과 북을 음악으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징검다리 구실을 할 것이며, 남북한 대중문화 교류의 기폭제 역할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윤정은 오는 7월3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안중근의사 기념관 건립행사에도 무료로 참석한다.
발단은 공연 다음날인 16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북측 단장인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과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에게 “장윤정의 평양공연을 한 번 추진해 봅시다”라고 제안하면서 시작했다.
북측 관계자들이 장윤정의 공연을 좋게 평가하자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먼저 제안을 했고, 이에 대해 김영대 단장이 “노래를 너무 흔들지 않고 해서 좋더라. 장단도 좋고…”라고 긍정적인 운을 뗀 것이다.
대중가수로는 유일하게 이번 민족통일 대축전 무대에 선 장윤정은 “그같은 이야기가 오고 간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며 “평양공연이 성사된다면 진정한 남북화합의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어머나’ ‘짠짜라’ ‘꽃’ 등 장윤정의 노래는 남북한 사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길상 기자 jun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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