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960년 52.4세, 1975년 63.8세, 1995년 73.5세에서 2003년 77.5세로 급속히 늘어나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이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한국의 100세 이상 노인이 무려 96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령자는 갑오경장이 일어난 1894년에 태어난 올 111세의 여성 2명으로, 한 분은 83세 며느리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한다.
100세 이상 노인들이 말하는 장수비결은 대체로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 ‘낙천적 성격’ ‘규칙적 생활’, ‘충분한 야채류 섭취’ ‘술 담배를 멀리하는 습관’ 등이다. 하지만 장수 비결을 논하며 떠들썩하기엔 고령화 대비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한 한국 중노년층의 ‘100세 공포’ 또한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벌써 인생을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 앓고 사흘째 죽는 것)로 끝내자는 얘기가 나도는 판에 노후 대비 없이 50∼60대 기준으로 50∼60년, 지금도 자녀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70∼80대 노인들도 20∼30년 더 살아야 한다면 너무 힘들 수도 있다. 장수자의 ‘희망 없는 삶’을 삶의 질이 높은 건강 수명으로 바꿀 국가적 장기대책이 시급하다.
차미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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