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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터키의 명소 그 두번째 이야기…에페스

입력 : 2006-05-03 11:01:00 수정 : 2006-05-03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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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떠났다 ''에게문명''을 만나다
마리아·성 바울이 머물던 곳한국인 첫 손 꼽는 필수코스
BC10세기부터 1500년간 번성거리 곳곳에 펼쳐진 옛 유적헬레니즘·로마문화 진수 만끽

에게해와 접한 터키 서남부는 올리브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눈부신 태양이 연중 비춰 터키에서는 가장 살만한 땅으로 불린다. 이곳은 또 고대 문명이 꽃 피웠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리스에만 있는 줄 알았던 아폴로 신전이 있고, 이탈리아 로마에만 있는 줄 알았던 극장도 부지기수다.
이 지역은 고대 헬레니즘과 로마제국 시대 번영을 누렸던 곳이다. 인류 최초의 서사시 오딧세이와 일리아드를 쓴 호머가 태어난 곳도 이곳이다. 그 중심에 에페스(Efes)가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마리아와 성 바울이 머무르던 곳이라 터키에서 첫손에 꼽는 성지순례 코스가 됐다.
에페스로 들어가는 후문은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리스에서 에게해 크루즈 투어를 떠난 여행객들이 아침나절부터 밀어닥친 것이다. 서 있는 건물보다 허물어져 뒹구는 돌덩이가 더 많은 유적지에 장이 서기나 한 것처럼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다닌다.



에페스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건물인 셀수스 도서관 독서광이었던 로마 집정관 셀수스를 위해 그의 아들이 지었다고 한다.(왼쪽)‘대리석 길’ 곁에 서 있는 원형기둥과 셀수스 도서관(뒤). BC10세기에 처음 건설된 에페스는 그리스와 로마시대를 거치며 지중해와 에게해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에페스는 기원 전 10세기 이오니아인에 의해 도시가 형성됐다. 그 후 리디아인들이 500여년간 통치를 했고, BC 334년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후에는 그리스의 영토가 됐다. 그 후 로마가 마지막으로 이 도시를 지배했다. 따라서 에페스에는 이곳을 거쳐간 문명의 흔적들이 한데 뒤엉켜 있다.
에페스는 그리스 통치시절 에게해에서는 가장 번성한 항구로 번영을 누렸다. BC 3세기경에는 에페스의 인구가 20만명에 달했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영토에 세워진 위대한 건축물 가운데 세계 7대 불가사의를 꼽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에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이다. 아르테미스는 이오니아인이 섬기던 가장 강력한 여신이다.
에페스는 크게 2개의 권역으로 나눠져 있다. 계곡 상부는 상류층, 옛날 항구와 잇닿아 있는 하단부는 서민을 위한 주거공간이다. 두 구역은 상가가 밀집했던 번화한 크레테스 거리로 연결되어 있다.
후문을 통해 들어가는 계곡 상단부의 유적은 상류층이 머물던 공간이다. 로마 집정관이 중요한 회의를 하거나 이웃나라에서 거상들이 찾아왔을 때 접대하던 작은 극장 ‘오데온’과 의회유적이 있다.
상류층 주거지에서 헤라클레스 문을 지나면 크레테스 거리와 연결된다. 이 거리에서 인상적인 것은 목욕탕이다. 로마 통치기에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 그들이 이룩한, 고도로 발달한 도시문화의 한 단면을 느끼게 해준다. 목욕탕은 남과 여가 분리되어 있고, 온수가 공급됐다. 또한 상수도와 하수도가 각기 다른 통로를 이용했고, 이것은 집집마다 연결되어 있었다.



‘대리석 길’에 있는 창녀의 집을 알리는 그림.


크레테스 거리 끝에는 에페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물이 서 있다. 셀수스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에페스 집정관이었던 셀수스를 기리기 위해 그의 아들이 지었다. 높이 16m, 넓이 21m의 이 건물은 1970년대에 복원됐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견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부조상 등 중요한 유물은 당시 이 유적지를 발굴했던 오스트리아 고고학자들에 의해 모두 비엔나로 옮겨졌다.
셀수스 도서관에서 대형극장까지는 ‘대리석 길’로 이어졌다. 대리석이 깔린 이 길은 바닥을 눈여겨 보고 걸어야 한다. 길 중간에 발과 여인의 얼굴이 새겨진 돌이 있다. 이 그림은 로마시대 ‘창녀의 집’을 알리던 그림이다. 말하자면 세계 최초의 그림 광고라고 할 수 있다.
‘대리석 길’의 끝에는 거대한 극장이 있다. 무대에서 극장 꼭대기까지의 높이가 60m로 에게해에서 가장 큰 극장 가운데 하나다. 관중석에만 2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극장에서는 지금도 해마다 에페스 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계단의 좌석에 쓰였던 대리석들은 후에 다른 건물을 짓는 자재로 사용되어 원형이 많이 훼손됐다.
극장에서 내려다보면 바다를 향해 곧장 뻗은 길이 보인다. 지붕은 사라지고 원주형 기둥만 남은 길이다. 이 길의 끝에 항구가 있었다. 그러나 토사가 밀려와 쌓이면서 항구는 더이상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항구가 사라지면서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에게해 최대의 상업도시로 번성을 누렸던 에페스도 종말을 고했다.



에페스에서 항구로 이어진 길을 거니는 여행자들.




2만4000명이 앉을 수 있는 에페스의 대형극장.



에페스(터키)=글·사진 김산환 기자
isan@sportsworldi.com


디딤의 ''아폴로 신전''
메두사 등 다양하고 생생한 조각 눈길




122개의 기둥 가운데 3개만 남은 디딤의 아폴로 신전.


에페스에서 자동차로 남쪽으로 2시간을 내려가면 디딤(Didim)이란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곳 역시 그리스와 로마시대 번영을 누렸던 항구도시다. 그러나 지금 남겨진 것은 아폴로 신전이 유일하다.
‘태양의 신’ 아폴로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다음으로 강력한 신으로 불린다. 이처럼 그리스인들이 아폴로를 숭배했던 것은 연간 300일 이상 맑은 날이 지속되는 에게해의 날씨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스인들은 눈부신 태양이 있기 때문에 올리브 나무를 키우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아폴로 신전은 그리스 델포이가 유명하다. 그러나 터키에도 디딤을 비롯해 아폴로 신전이 2개나 있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규모 면에서는 그리스 델포이보다 크다. 그러나 온전히 서 있는 기둥이 3개에 불과해 세상에 덜 알려졌다. 신전의 지붕을 받치고 있던 119개의 기둥은 몇번의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신전 앞에 뒹굴고 있다. 몇 아름도 넘는 기둥의 둘레가 당시 아폴로 신전의 규모를 말해준다.
디딤의 아폴로 신전은 BC 6세기경에 지어졌다. 그 후 마케도니아의 왕이 신탁을 받으러 이곳을 찾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왕도 신전 안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오직 고위 사제만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 하늘의 계시를 들을 수 있고, 그 내용을 밖에 있는 왕에게 전했다. 또 4년에 한번씩 이곳에서 지금의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경기가 열렸다고 한다.



아폴로 신전의 메두사 조각상.


아폴로 신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다양한 조각들. 특히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메두사 조각이 인상적이다. 머리카락이 뱀으로 변한 메두사의 모습이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다.
김산환 기자

●터키의 요리
케밥 한국인 입맛에 딱디저트 터키젤리도 별미




거리에서 케밥을 요리하는 조리사.


터키요리는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불린다. 이처럼 터키 요리가 발달하게 된 것은 터키의 지정학적인 위치에서 기인한다. 터키는 동서양이 만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서양의 요리에 동양의 향신료가 더해져 터키만의 음식이 됐다. 또 흑해와 지중해, 에게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동부산악지대는 양을 방목해 치즈나 요구르트를 만든다.



설탕처럼 단 터키의 디저트.


터키 음식 하면 흔히 ‘케밥’을 떠올린다. 그러나 케밥은 특정 음식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터키어로 케밥은 ‘불에 구운 음식’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소고기나 양고기, 닭고기를 불에 구으면 모두 케밥이 된다. 생선도 마찬가지다. 이스탄불의 ‘고등어 케밥’은 터키 여행객들에게 소문난 먹거리다. 다만 이슬람교인이 많아 돼지고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케밥은 대부분 한국인의 식성에 맞는다. 다만 양고기의 경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양고기 케밥의 경우 고기에 붙은 지방 부분을 떼어내고 먹으면 냄새가 많이 지워진다.
터키인들이 케밥과 함께 즐겨 먹는 것이 쌀밥과 야채볶음이다. 터키의 쌀은 모양새가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볼 수 있는 안남미와 비슷하다. 그러나 맛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한국쌀처럼 찰 진 것이 있는 반면 물에 불려놓은 것처럼 입안에서 겉도는 것도 있다. 가지나 호박, 토마토, 고추를 올리브 기름에 볶아 요구르트를 얹어주는 야채볶음은 담백해 입맛에 맞는다.
터키는 피클류가 발달했다. 만약 케밥을 먹을 때 조금 느끼하다 싶으면 고추나 양배추, 양파, 오이, 올리브 등을 소금에 절인 피클을 시켜 곁들여 먹으면 괜찮다.
터키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디저트다. 최근 개봉한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에드먼드는 얼음마녀가 준 과자 때문에 남매를 배신한다. 이 과자가 터키 젤리다. 터키 젤리를 비롯해 음식의 마지막 코스로 나오는 디저트는 하나같이 달다.



소고기와 양고기를 이용한 케밥


김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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