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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하이라이츠''의 보사노바

입력 : 2006-03-24 14:40:00 수정 : 2006-03-24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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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요계 최초로 보사노바(Bossa Nova) 음악을 시도한 인물은 가수 오석준으로 알려져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도 생소하기만 했던 보사노바를 소개하고, 일반에 널리 알렸던 그이기에 한때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초대되어 보사노바에 대해 설명하곤 했다. 삼바(Samba)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보사노바의 탄생 시기는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58년 브라질 음악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의 곡에 시인 비니시우스 데 모라에스(Vinicius de Moraes)가 가사를 붙인 ''새가 데 사우다지''(Chega De Saudade)를 조아웅 질베르토(Joao Gilberto)가 그만의 독특한 기타 리듬에 실어 노래하면서 대중 음악계에 ''새로운 흐름''(Bossa Nova)을 낳았던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모던 재즈에 영향을 받은 이 새로운 삼바 음악은 1960년대 들어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Charlie Byrd)와 스탄 게츠(Stan Getz) 등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미국에 소개되면서 국지적 ''월드뮤직''이 아닌 미 대중음악계 주류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 가운데 아스트러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와 조아웅 질베르토, 스탄 게츠 등이 참여했던 64년 작 ''게츠/질베르토''(Getz/Gilberto)는 보사노바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이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올랐으며, 대표곡 ''더 걸 프럼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는 싱글 차트 5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일개 장르명이란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사실 보사노바는‘새로운 흐름’을 뜻하는 일종의 일반 명사로 알려져 있다. 64년 군부독재가 일어나기 이전 브라질에서는 모든 새롭고 모던한 것들에 보사노바라는 명칭을 붙었던 것이다. ‘보사 노바 걸’, ‘보사 노바 차’, 1954년 민주선거로 당선된 주셀리누 쿠비체크는 ‘보사노바 대통령’으로 불렸다. 결국 보사노바의 의미적 정의는 새롭고, 쿨한 것,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감흥을 지닌 그 무엇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보사노바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 이유는 국내에서도 보사노바를 전문영역으로 표방한 밴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명 ‘보사하이라이츠’(Bossa Highlights). 보사노바의 최고점을 보여준다는 일종의 출사표인데 음악을 들어보면 보사노바의 장르적 특성보다는 그것이 지닌 의미적 정의에 충실한 것 같다. 과거 음악의 반복 재생이라기보다는 우리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청량감을 던져주는 독창적 감수성이 빛나는 것이다. 자신들 음악을 보사노바이자 인디 록, 일렉트로-재즈라고 하는 것에서 보사노바에 인디 록의 현대적 감성을 덧입힌 ''해석'' 이 충실함을 느낄 수 있다.

지난 13일 디지털 싱글을 공개한 신인 그룹이지만 보사하이라이츠 멤버들 각자는 모두 깊은 내공을 자랑한다. 밴드의 리더를 맡고 있는 리규영은 재즈밴드 ‘더 하이라이츠''(The Highlights)의 기타리스트이며, 역시 기타를 맡고 있는 지훈 또한 그룹 ‘티어라이너''(Tearliner)의 멤버로 인디 록 신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중 가장 주목을 끄는 이는 밴드의 보컬을 맡고있는 홍일점 노랑트위티. 그녀는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이블상’을 수상한 파스텔 뮤직에서 올해 초까지 레이블 매니저로 활동했다. 지난해 ‘더 하이라이츠’의 앨범 커버 작업을 맡으면서 자연히 음반 녹음작업에 참여하게 됐고, 결국 리규영과 의기투합해 프로젝트 그룹 ‘보사하이라이츠’를 결성하게 된 것.

''윈터리스''(Winterless)와 ''플라이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이 수록된 싱글 ''마이 윈터 송''(My Winter Song)에서 그녀는 건조한 듯하면서도 따스함을 잃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노랑트위티의 귀여운 스캣으로 시작하는 ''윈터리스''는 낭만을 잃은 겨울날에 대한 안타까움을 명료한 기타 선율에 실어 노래하고 있으며, 팝의 고전 ''플라이 미 투 더 문''은 초반의 노이즈 음향 삽입으로 ''인디‘밴드 보사하이라이츠의 다채로운 정체성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2곡이 담긴 싱글 만으로는 그들의 음악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 노랑트위트가 전하는 밴드에 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왜 보사노바인가 = 기존 재즈 밴드들 또한 보사노바를 많이 연주했지만, 전문적으로 보사노바를 표방한 그룹은 우리 대중음악계에 존재하지 않았다. ''새로운 흐름''이란 말처럼 보사노바는 신선함을 제공할 수 있는 장르라고 판단했다.

▲사운드의 주안점은 = 무엇보다 친구가 흥얼거리는 듯한 편한 보컬을 들려주는데 초점을 두었다. 또한 밴드는 라이브를 지향한다. 일렉트로닉 비트가 섞여있긴 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키보드 주자를 비롯해 색소폰 연주자 등 세션이 그 틈을 메운다. 손으로 들려주는 사운드를 통해 시부야케이 등 요즘의 일렉트로니카 붐과 어느 정도 차별화를 이룰 것이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 2달에 한 번씩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다. 그리고 정규 1집 앨범은 11월쯤 나올 예정이다. 현재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고 있으며 4월부터는 홍대 앞 클럽 ''스팟''에서 공연을 갖는다. 프로젝트 그룹이란 꼬리표가 붙었지만, 그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이창호 기자 tabularasa@segye.com/블로그 http://www.guemj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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