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보다 외모 중시… 또다른 불평등 낳아 지난 11일 ‘웃음의 철학자’로 통하던 개그맨 김형곤씨가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날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친 뒤 화장실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세계일보 3월13일자)
김씨의 심근경색에 의한 돌연사는 재기 과정에서 강행한 30㎏가량의 급격한 체중 감량 등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씨의 사망으로 무리한 운동과 살빼기로 인한 돌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기간에 살을 빼려고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지나친 운동은 심장 기능을 약화시키고 부정액을 유발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3월13일자)
사회 일각에서는 김씨 사망을 계기로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루키즘’(Lookism·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루키즘이란 2000년 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새파이어가 인종·성별·종교·이념 등에 이어 외모에 의한 차별로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나 사회풍조를 설명한 말이다.
한국도 2000년 이후 ‘다이어트 열풍’과 ‘몸짱 바람’이 불면서 루키즘이 사회문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가 200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성형수술 건수는 전세계 15위, 아시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 무리하게 살을 빼다가 죽음에 이른 경우가 끊이지 않고 보도되는 등 이제는 국민 누구도 루키즘에서 자유롭지 못할 정도로 외모 지상주의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루키즘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루키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름다운 외모를 선호하는 풍토가 번지면서 외모가 뛰어나야 능력이나 성품을 인정받는 사회 현상까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루키즘이 퍼져가는 원인에 대해선 영화나 TV 드라마,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이 일고 있다. 미디어의 특성상 인간의 성품보다는 외모가 뛰어난 연예인 등을 전면에 부각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외모가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또 일반인이 쉽게 이룰 수 없는 ‘훌륭한 몸의 기준’을 내세워 결국 소수의 사람만이 뛰어난 외모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비롯되고 있고, 이 때문에 루키즘에 의한 차별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예상논술문제)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외모가 아름다워야 취업이나 승진, 결혼 등에 유리하다고 믿는 루키즘 열풍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살빼기와 운동을 하다 숨지는 등의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외모로 따지는 것은 왜 비합리적이며, 외모에 치중하는 삶이 아닌 정신이 풍요로운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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