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리미널 효과란 음원과 음파를 통해 잠재의식을 활성화시켜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그동안 우주선 비행사들의 정신강화 훈련, 운동선수들의 집중력 강화, 만성질환자의 통증 경감 등에 사용되어 왔다. 주로 치료나 기능강화 목적으로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가청영역 바깥의 음역대(14~20KHz)를 입력함으로써 듣는 사람의 잠재의식에 특수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심리 훈련의 한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마인드 트레이닝 음반이나 오프라인 명상숍을 통해 일반에 보급되어 온 기능성 음악은 영상, 빛, 향기를 이용한 찜질방이나 휴게실 형태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웰빙 바람을 타고 붐이 일기 시작한 기능성음악이 앞으로도 소득이나 생활수준에 비례하여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 간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KTF는 다이어트·스트레스 해소·집중력 향상용 등 3가지 음원을 휴대전화에 내장하여 서비스하고 있고, SK는 특정 대역대의 주파수를 들려주어 체내 식욕억제 호르몬을 증가 시켜주는 ‘폰다이어트’ 서비스를 내세워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인터넷에서도 최근 IT 전문 기업 옴니텔이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기능성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비타민(www.btamin.net) 서비스 상품을 출시했다. 비타민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프 비타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 비타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추후에 금연, 다이어트, 성(性) 관련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 규모는 과히 놀랍다. 특히 음반 시장 규모가 연간 3백억 원대에 이르는 일본에서의 인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서브리미널 효과를 이용한 제품 제작사가 2천 곳이 넘는다.
서브리미널 효과는 광고 마케팅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주로 시각적인 효과를 두각시켜 매출 신장을 노린다. 일례로 미국의 한 영화관에선 영화 사이사이에 ‘콜라를 마시자’와 ‘팝콘을 먹자’는 메시지를 내보내 콜라·팝콘의 매출을 50% 가까이 올렸다.
◇이모시스텍의 뉴로라이트와 휴게실, 찜질방 설치 모습 |
기능성 음악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대 초 ‘모차르트 이펙트’ 효과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 1993년 캘리포니아 연구진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이후 기능성 음악에 대한 연구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를 기초로 한 음반인 ‘모차르트 이펙트’는 지금까지 7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
태교에 좋다는 소문까지 겹쳐 부동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후 ‘바로크 이펙트’, ‘베토벤 이펙트’ 등 비슷한 제목의 클래식 기능성 음반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기능성 음악은 진지하게 신경 써서 들을 필요는 없다. 음악 자체가 잠재의식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배경음악으로 듣는 것이 가장 좋은 청취법이라고 한다.
한국심리훈련연구소 장석우 소장은 “습관의 변화는 의식속에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의식 세계에서 변화되어야 한다”면서 “음악은 사람의 영혼에 감동을 주는데 그것을 배경으로 다양한 뇌파유도와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마음의 문제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도록 하는 것이 기능성 음악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음주량이 많은 사람들은 음주의 양과 횟수를 줄이고 공복에는 듣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공복에는 에너지원이 줄어 의식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서브리미널 프로그래밍에는 인간의 청각능력으로는 쉽게 포착할 수 없는 작은 음량이 삽입돼 있으므로 가급적 성능이 좋은 스피커로 듣는 것이 좋으며 바이노럴 비트음의 효과를 생각한다면 헤드폰을 끼고 양쪽 귀로 듣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한편 기능성음악 애호가들은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이론적 배경을 강조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찬반양론에도 불구하고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효과를 봤다는 이들의 체험담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다이어트 음악을 듣는다고 며칠 만에 수 킬로그램이 빠진다거나 피부가 하루아침에 갓 태어난 아기 피부로 바뀌지는 않는다. 이러한 기능성 음악 효과는 어디까지나 목적 달성을 위한 보조 수단일 뿐. 보약도 정성껏 달여야 효과가 있듯, 효과를 봤다는 이들은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세계닷컴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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