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모습 없다"…연기력 도마위에
영화 ‘데이지’(9일 개봉)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전지현의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100억짜리 다국적 프로젝트 ‘데이지’(유위강 감독, 아이필름 제작)를 본 언론 관계자들 대부분은 전지현의 ‘변함없는 연기’를 문제삼았다. ‘데이지’는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전지현 외에 정우성과 이성재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그동안 전지현은 ‘이미지가 만들어낸 스타’란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 그런 까닭에 전지현은 작품에서 어떤 배역을 맡든 ‘전지현’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긴 생머리 스타일과, 감정의 변화를 느끼기 힘든 ‘포커페이스’는 일종의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로 인식돼 왔었다. 관객들은 “그녀가 여러 작품에서 변신을 시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엽기 걸’ 이미지 외에는 특별히 해당 배역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평가를 내려왔다. 즉, 멜로 영화를 보든, 공포 영화를 보든, 영화 속 배역이 아닌 전지현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데이지’ 역시 별다를 게 없다는 평가다. 시사회를 본 일부 영화 기자들은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 “전지현의 달라진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시월애’ 때로 연기가 퇴보한 느낌이다” “‘데이지’ 역시 전지현 얼굴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등의 평가들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데이지’에서 카메라는 전지현의 얼굴을 과도하게 클로즈업으로 확대해 보여준다. 아시아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배우의 연기력에 의한 작품성 보다는 ‘전지현 이미지 마케팅’의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영화보다는 네덜란드에서 예쁘게 화보를 찍고 왔으면 더 나았을 것을…”이란 모 영화담당 기자의 코멘트는 이번 영화에서 전지현의 연기력이 어땠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홍동희 기자
mystar@sportsworldi.com
[SW분석]''엽기적인 그녀만 보였다'' …스타성에 비해 출연영화 성적은 별로 전지현은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로 전국 관객 485만명(이하 CJ엔터테인먼트 집계)을 불러모으며 영화계에 기대주로 떠올랐다. 차태현과 함께 나선 이 영화의 예상을 넘는 기록으로 전지현의 명성은 높아만 갔다. 이로 인해 전지현은 영화계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게 됐다. 하지만 전지현이 그동안 출연한 영화를 자세히 뜯어보면 전지현은 영화계에서 과대 대우를 받는 측면이 있다. 그가 ‘데이지’ 전까지 출연한 영화는 모두 5편이다. 박신양과 함께 주연한 ‘화이트 발렌타인’(1999년), 이정재와 주연을 맡은 ‘시월애’(2000년), ‘엽기적인 그녀’(2001년), 박신양과 다시 호흡을 맞춘 ‘4인용 식탁’(2003년), 장혁과 주연한 ‘네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년) 등이다. 이 가운데 성공한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 밖에 없다. ‘화이트 발렌타인’과 ‘시월애’는 대중들의 관심을 사는데 실패했고, ‘엽기적인 그녀’ 다음 작품으로 출연한 ‘4인용 식탁’은 비평과 상업적인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485만 관객 동원 이후 성적이 고작 전국관객 68만명을 찍는데 그쳤다. 전지현으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이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전국관객 237만명을 기록하면서 선전했으나 스타성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TV와 CF에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전지현이 영화에서 그만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데는 아직은 더욱 성장해야 하는 그의 연기력에 있다. 물론 그의 나이는 아직 젊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 연기력으로 승부하지 못하면 한 때의 영화를 누리는데 그친 스타로 끝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이길상 기자 juna@sportsworl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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