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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그림 공예'' 오색한지 찢고 붙이고…작품 완성!

입력 : 2006-02-24 11:45:00 수정 : 2006-02-24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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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질감 다양 표현력 풍부…어린이도 쉽게 배울수 있어 종이를 찢어 붙이기만 해도 작품이 된다. 처음 해보는 사람도 찢어낸 종잇조각을 이리저리 붙이다보면 어느새 한지그림에 빠져들고 만다.
풀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다음에는 어떻게 붙일까’생각하느라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생전 처음인데 한두 시간 만에 그럴 듯한 작품이 완성되자
신기한 느낌마저 든다. 20일 한국종이문화원(www.jongiejupgi.or.kr) 한지그림 강좌에서는 강사(연구위원)들의 지도와 설명이 간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강생들이 종이를 찢고 풀칠해 붙이느라 분주했다.

이날 강좌에 4살 난 아들을 데리고 온 박진임(39)씨는 “아이가 다른 사람들을 보며 따라하기만 해도 그림이 만들어졌다”며 “붙이는 대로 그림이 되니까 (아이가) 한눈도 팔지 않고 열심히 한다”며 아이를 쓰다듬었다. 서원선(46)씨는 “굉장히 쉽고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번 해보려고 찾아왔다”며 “한지의 특이한 재질을 살리다보니 노력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지그림이 ‘쉽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를 한 김선숙 연구위원은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서도 “시작은 쉬워도 할수록 어려워져 몇 년 동안 계속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지그림은 염색된 한지를 다양한 모양으로 찢어서 그림을 ‘만드는’ 공예다. 초보자는 기존의 작품을 보고 최대한 비슷하게 모방해 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붓은 색칠이 아니라 풀칠 할 때만 쓰인다. 네모 난 한지가 캔버스가 되고, 여기에 각양각색의 한지를 마음대로 찢어서 붙이면 작품이 완성된다.
종이문화원 한지그림 분과의 안영주 연구회장은“그림만 본 사람들이 어려운 분야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색상도 다 나와 있는 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색을 직접 만들어 내고 붓을 이용해 그리는 대신 맨손으로 찢고 붙이기는 작업은 어른은 물론 취학 전 어린이에게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다양한 질감의 한지를 마음대로 찢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법의 핵심. 구멍이 뚫린 낙수지, 잠자리 날개처럼 얇다는 선익지, 암석을 표현하는 바위지 등은 종이의 질감과 표현력을 풍부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흰색 한지를 찢어서 바람에 밀려가는 구름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엷은 초록색 종이를 여러 겹 붙이면 나뭇가지가 살짝 살짝 드러나는 나무를 표현해 낼 수 있다. 한지 재료인 닥나무 껍질로는 나무줄기를 표현한다. 닥 줄기가 그림 속에서 나무 줄기로 변하는 것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
종이의 질감을 살려 찢어내는 것이 초보자들의 주의사항이다. 종이를 잘 찢는 것이 작품을 멋있게 만드는 비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절대 칼이나 가위로 잘라서 사용하지 않는다. 한지그림에 사용되는 종이는 찢으면 마치 솜처럼 흩어지고 풀어지면서 끊어진다. 안 연구회장은 “잘 찢어지지 않는 역방향으로 찢을수록 한지의 결이 살아나고 질감과 소재감을 살리기 좋다”며“초보자도 정형화되지 않은 그림을 만들어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고 따라해보는 기초 과정 이후에는 중급 과정이 있다. 이때부터는 명암과 원근감 등을 나타낼 수 있다. 숲을 표현한 작품에서 나무 사이의 원근감 표현이 중요한데, 초급 과정에서처럼 단순히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표현해 내기 힘들다.
인물이나 동물을 표현할 때 중요한 명암 표현은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종이문화원에서는 한지그림 강좌를 초급, 사범, 지도사범 과정으로 나눠 6개월(주 1회 2시간)씩 열고 있다. 이 밖에 백화점 문화센터와 평생교육원에서도 배울 수 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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