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혁의 음악세계’(KBS COOL FM 새벽 2~3시) 애청자 모임 fm24의 시삽 박신영씨(사진·28)가 전하는 음악세계의 고마움이다. 전영혁(54). ''밤의 음악전도사''로 알려진 그는 1986년 4월 마이크를 잡은 이래 올해로 방송 20주년을 맞는다. 그가 국내에 소개한 뮤지션 만해도 팻 매시니를 비롯 메탈리카와 헬로윈, 앙드레 가뇽 등 깊은 음악성을 인정받는 이들이 대부분. 재즈와 아트록, 월드뮤직 등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세계만의 깊은 선곡은 디제이 전영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음악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지닌 그에게 청취자들은 스스로를 ''수호천사''로 자임하며, 끊이지 않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 4월 8일 KBS홀에서 열리는 음악세계 방송 20주년 기념행사를 유의미한 ''사건''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그 때문.
"이번 행사는 작은 운동의 성격을 띱니다.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발전시켜서 전문음악방송과 음악의 존재를 일깨웠으면 하는 것이죠. 행사의 기록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음악세계의 20년을 총괄하고, 또 그를 기념하는 행사를 자료로 남김으로써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주년 기념 행사는 단순한 자축연이 아니다. 음악세계를 잊었던 이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그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이들에게 20년 간 이어져온 음악전문방송의 존재를 일깨우는 데 일차 목적이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는 fm24를 비롯해 여러 애청자 단체가 있다. 각 단체가 모여 ‘전영혁의 음악세계 20주년 기념사업회''(http://mw20th.com)를 결성, 열정을 쏟아내는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음악세계 20주년 기념사업회는 KBS COOL FM과 공동으로 행사주관을 맡게 됐습니다. 한국방송공사 차원에서는 후원을 맡았고요. KBS는 메인 공연을, 기념사업회측은 공연 전 행사를 총괄할 계획입니다."
메인 공연에 오를 뮤지션들은 현재까지는 이현석 밴드와 N.EX.T가 확정됐지만, 그 외에도 섭외가 진행 중이다. 전영혁씨의 인사말과 KBS측으로부터 감사패 전달식, 유명인사의 축하멘트 동여상 상영 등도 있을 예정이며 기념사업회가 진행하는 식전 행사에서는 음악세계 관련자료 전시, ECM레이블 특별전, 20주년 기념출판물 배부 및 전영혁씨 사인회가 열린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전영혁씨가 직접 집필한 아티스트 소개 부클릿 합본 인쇄물과 기념회지, 그동안 전파를 탔던 애송시 등이 책자로 제작, 배포될 계획이다.
학창시절 드림시어터를 좋아하다가 드림시어터를 한국에 처음 소개한 방송이 바로 음악세계임을 깨닫고 애청자가 되었다는 박씨. 프리랜서 디자이너이자 작가, 음식점 사장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진 그에게 음악세계는 듣고는 싶지만 들을 수 없었던 음악의 갈증을 풀어주는 한편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은 그만이 아닌, 애청자 모두가 갖는 공통분모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 음악세계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습니다. 어디 가서나 음악세계 애청자라고 하면 반가워하시며 도움을 주시거든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의 감성을 일깨워주고, 연대감을 심어주었던 것이 바로 음악세계였어요."
전영혁의 음악세계 20주년 기념 행사는 4월 8일(토)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추진 중인 ''전영혁의 음악세계 20주년 기념사업회''는 홈페이지(http://mw20th.com)를 통해 행사 후원금을 모금 중에 있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이창호 기자 tabulara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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