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로스 전문가로 인정받는 영국 사학자 앤드루 척은 그리스에서 인도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해 놓고 기원전 323년 여름, 바빌론에서 갑자기 숨진 알렉산드로스의 사인이 음모와 갈등에 따른 암살이 아니라 한 마리 모기였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척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기 2주일 전 바빌론 교외의 늪지대를 순행하던 중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에 물렸으며, 이 지역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말라리아의 발병지로 잘 알려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척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수행원이 기록한 일지를 ‘말라리아 사인설’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수행한 측량사 디오그네투스가 말라리아 증세 등 대왕의 최후를 일지에 자세히 기술했다고 밝혔다.
일지에 따르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홍수 방비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배를 타고 바빌론 외곽의 늪지를 둘러봤는데, 이로부터 그가 사망하기까지의 기간은 말라리아 잠복기와 일치한다.
일부에서는 이 일지가 나중에 만들어진 정교한 조작품이라고 주장하나, 척은 이를 반박했다. 척은 당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부하였던 에피푸스가 이 일지에 대한 논평 기록을 남겨놓았다며, 이는 일지가 후대에 날조된 것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중 하나로 꼽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마케도니아 필립포스 2세의 아들로, 부왕이 암살당한 후 기원전 336년 즉위했다.
즉위 2년 뒤인 기원전 334년부터 동방원정을 시작해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중앙아시아와 인도 서북부에 이르는 광대한 세계 제국을 건설했다.
동방원정에 이어 아라비아 항해와 서지중해 원정계획을 꿈꾸던 그가 희망을 이루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죽은 탓에 그의 사인과 관련해 그동안 여러 설이 제기됐다. 일부 영화나 전기에서는 그가 독살된 것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척은 이번 연구 결과를 조만간 학술지 ‘고대사 불러틴’에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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