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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금]벤처생태계 조성 ''대덕 테크노밸리''

입력 : 2005-02-03 11:21:00 수정 : 2005-02-03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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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만평 벌판에 첨단벤처 속속 입주 대전 유성 관평뜰이 거대한 복합형 벤처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 산업단지 개발의 획기적 모델로 2001년 첫 삽을 뜬 이래 이곳은 대덕테크노밸리의 중심지로 자리잡으며 미래 산업의 첨병을 자임하는 첨단 벤처기업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상전벽해를 이루고 있다. 테크노밸리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해도 한적한 농촌마을에 불과하던 관평뜰이 한국 최고의 첨단 테크노밸리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변화의 속도가 하도 빨라 주민들마저 길을 찾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자족형 인공 벤처도시=일부 벤처는 벌써 첨단제품 양상에 들어가 ‘한국형 실리콘 밸리’의 이상이 여물어가고 있다. 대전시와 산업은행, 한화그룹이 자본금 500억원을 공동 출자해 개발 중인 이곳은 총 129만평의 부지에 5조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자족기능을 갖춘 친환경적 산업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요즘 경제계의 화두인 기업도시의 첫 모델이랄 수 있다.
2007년까지 모두 3단계로 개발되는데, 현재 1단지 28만평이 개발을 마쳤고 2단계 48만평이 분양을 거의 마치는 등 개발에 가속이 붙고 있다. 올해부터는 3단계 52만6000평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
대덕테크노밸리 건설은 연구개발 기능에 멈췄던 대덕연구단지의 첨단 기술을 산업화하는 토대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산업시설은 물론 주거와 휴양, 상업 기능이 복합된 자족도시를 건설하는 실리콘밸리식 개발이다.
대덕테크노밸리는 이를 위해 ▲직주근접형(直住近接形) ▲환경친화형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개성이 살아 있는 도시 등 4개 개발 컨셉트를 도입했다.
설계 과정에 환경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인공 하천과 테마거리 등의 조성계획을 포함하고, 입주업체도 무공해 첨단업종으로 제한하고 있다. 단순한 생산성보다 구성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자는 개발전략이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갑천변에 펼쳐질 42만평의 산업용지에는 약 700여개의 국내외 첨단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해 진출입이 자유로운 벤처 생태계가 조성될 전망이다. 벌써 수도권의 유수 벤처기업과 대덕연구단지 창업기업 30여개가 둥지를 튼 데 이어 57개 업체가 본사를 옮기거나 연구·생산 시설을 건립 중이어서 일단 꿈은 현실화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업들의 입주가 순조로워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국내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도 적극 유치해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5만명 이상 고용효과 가져온다=시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으로 지난해에는 외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일본 굴지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회사인 아리스넷과 AIS가 이곳에 진출, 올해 8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총 20만평의 산업용지가 공급되는 3단계 지역에는 외국인기업 연구전용단지 10만평을 조성해 해외 유수의 기업연구소와 D&D센터를 유치할 계획이어서 외국계 기업들이 잇따라 입주할 전망이다. 유진텍, 헬스젠 등 대덕연구단지 생명공학연구소 출신 기업들은 지난해 이미 BT협동화단지를 결성하는가 하면, 세림정보통신 등 중견 IT업체들도 이주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전시에서는 이곳에 15개의 산업별 협동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컨벤션센터 등 비즈니스 활동공간이나 초창기 경영 안전관리를 위한 인큐베이팅 시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상설 기술교류시장인 테크노마트와 대전세관, 충남대 BI센터 등은 지난해 문을 열어 이미 활동을 시작했다.특히 1000여평 규모의 테크노마트는 단지 내 생산제품의 홍보와 마케팅을 전담 지원하게 된다. 지난해 6월에는 종합보세구역으로 지정돼 수출입업무와 관세 면제 및 각종 행정적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총 22만평의 보세구역에는 2006년까지 110개 기업이 입주할 계획이다. 이들 시설과 함께 아파트와 학교, 유통시설 등 주거 및 교육·복지 시설도 착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06년부터 입주가 시작될 주거단지에는 공동주택 9350가구 등 1만650가구 3만3000여명의 상주 인구를 수용하게 된다. 2006년 개교하는 4개교를 비롯해 6개 초중고등학교와 외국인학교도 설립 준비에 들어갔다.
관광시설용지 3만여평에는 지난해 영국의 스노박스사와 2억5000만달러의 휴양지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곳에는 300m 길이의 스키 슬로프 3개와 호텔 등 위락·휴양 시설이 건립돼 유성온천·과학공원과 연계된 관광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정승진 대덕테크노밸리 대표는 “2007년 대덕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 5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와 연간 5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산업과 주거, 레저·휴양을 겸할 수 있는 자족도시로서 새로운 개발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제품홍보·마케팅 지원 ''벤처 사랑방''
테크노마트는 어떤곳



◇테크노마트 전경.
벤처생태계로서 대덕 테크노밸리를 상징하는 것은 지난해 7월 개관한 테크노마트다. 국내 유일의 상설 산업기술 교류공간인 이곳은 기술에 의해 흥망성쇠가 좌우되는 벤처업체나 연구기관들이 말 그대로 기술을 사고파는 기술거래 시장이다.
대지 2492평, 건평 1045평 규모로 하이테크홀, 기술거래 지원센터, 비즈카페 등의 다소 생소한 공간이 꾸며 있다.
하이테크홀에는 테크노밸리 입주기업들이 생산한 시제품을 상설 전시·홍보하고 판매를 지원하는 곳으로, 국내외 기업체의 단골 방문처로 자리잡고 있다.
핵심 시설인 기술거래지원센터는 연구소나 기업들이 필요한 기술이나 정보를 사고파는 장소로, 연구개발 성과물을 상품화하는 산파역을 하고 있다. 개관 첫해인 지난해 표준과학연구원의 특수 램프 제작 기술 등 대학과 연구소가 개발한 10여건의 기술을 이전해 가교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비즈카페는 벤처기업들이 개별적을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온·오프 라인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으로, 유사 산업 간의 협동화단지나 클러스터 결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테크노마트는 이 밖에 독자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이 힘겨운 벤처기업들을 위해 공동 전시장이나 공동 마케팅을 주선하는 등의 해외홍보 지원활동도 펴고 있다. 지난해 모두 5차례의 해외전시장을 운영해 짭짤한 수주실적을 올렸다.
대전시 첨단산업진흥재단이 운영하는 테크노마트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대덕테크노밸리의 미래가 기술 보유력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업지원 모델로서의 중요성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종전 산업단지와 다른점 뭔가
대덕테크노밸리가 종전의 산업단지와 다른 점은 일반 공업지역이 아닌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산업시설과 함께 주거와 쇼핑·레저 시설을 아우를 수 있는 직주근접(直住近接)형 개발을 가능케 하는 장점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입주 업종도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등 무공해 첨단산업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주거·레저시설과의 공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실리콘밸리처럼 진출입이 자유로운 벤처 생태계 조성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소와 사무실 등 고급 기술인력 비즈니스 활동공간도 자연스럽게 공존해 일반 공단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산업단지 최초로 지구단위 계획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통상 산업단지의 건폐율이 80%인 데 비해 이곳은 50∼60%로 제한하고 담장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환경친화적 개발을 통해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업무의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대덕테크노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뛰어난 지리적 이점이다.
특히 1만7000여명의 최고급 기술인력을 보유한 대덕연구단지와 특허청 중기청 등을 옆에 두고 있는 기술·행정적 인프라는 단연 독보적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정보통신대학원대학 등 8개 대학이 가까워 산학연 클러스터 형성에 유리하고,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도 국내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청주국제공항 등의 교통여건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이 밖에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취득세와 등록세의 전액, 재산세와 종토세 5년간 50%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술력만 뒷받침되면 135억원 규모의 전용 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최근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대덕R&D특구로 지정돼 투자유치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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