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가 안 되고 공부하기 어려운 의학’으로 알려져 젊은 의학도들이 기피하고 있는 ‘핵의학’ 부문에서 국내외 전문의 자격증을 3개나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는 윤미진(36) 연세대 부속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의사의 사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내가 아직 나이나 경험이 많지 않아 이렇게 얘기하면 다른 교수들께 누를 끼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은 되지만, 그러나 의사를 희망하는 의학도들은 마땅히 가치실현과 사회봉사를 위해 의사직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방사선과 전문의와 미국 핵의학 전문의 자격증을 딴 그는 최근 국내 전문의 자격시험 핵의학 부문에서 또다시 수석합격했다.
“몰레큘(암의 분자)을 기능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핵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 분야는 암치료뿐 아니라 모든 질병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최근 개발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암분자영상 치료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또 “병 중에는 암처럼 수술이나 약물치료 등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굳이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병이 있다”며 “이를 쉽게 파악해 환자를 편안하게 치료하는 방법이 현재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용중인 ‘재발린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성동위원소의 특징은 낮은 에너지와 높은 에너지를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낮은 에너지는 환자의 진단에 이용하고, 높은 에너지는 치료에 사용합니다. 나는 고통이 심한 암환자들의 편안한 치료를 위해 ‘암분자영상 치료법’과 ‘재발린 치료법’을 집중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러나 재발린 치료가 1회에 2만달러 정도로 워낙 고가여서 하루 빨리 국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암 치료에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오면 과학적인 임상실험을 거쳐 신속히 도입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지 않다”며 “우리나라도 이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다루는 규정인 ‘방사성동위원소 규제에 관한 법률’이 시의적절하고 융통성있게 바뀌어 암환자 치료에 선진화를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석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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