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관리 전문기관인 농업기반공사(사장 안종운)는 최근 물을 최대 5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우리 실정에 걸맞은 획기적인 태양광 전동수문과 무동력 자동수문 등 물 관리 시스템을 잇달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새로 개발된 수문 등 물 관리 시스템은 앞으로 닥쳐올 물 부족 현상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7일 기반공사에 따르면 산하 농어촌연구원(원장 정병호) 정광근 박사팀이 최근 한국형 태양광 전동수문을 개발해 실용화했다. 전동수문은 기존 수문보다 마찰저항을 10분의 1로 줄여 소형동력으로도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수문으로 특허를 받았다. 적은 힘으로도 수문의 작동이 가능하고 운영요원이 쉽게 작동시킬 수 있어 고령화로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리 농촌 현실에 알맞은 수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수문은 1999년 설계에 착수한 뒤 3년 동안 1억500만원들 들여 제품 개발에 성공, 실용화된 상태다.
농어촌연구원은 이 수문의 실용화로 기존 수문보다 인건비와 물을 각각 50%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무동력 자동수문은 수문 자체의 부력만으로 개폐 작동하는 수로의 수위 조절 장치이다. 이 수문은 수로 중간에 설치돼 수로 내 수위의 증감에 따라 수문이 자동으로 개폐돼 수문 상류 수로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수문 하류로 용수를 보내 적정량의 농업용수를 논에 공급하는 획기적인 장치다.
이 수문을 실용화할 경우 수로 내 각락판(角落板) 등 급수를 위한 물 흐름 장해물 등이 없어지고 운용인력을 크게 절감시키는 장점이 있다.
이 수문은 2억500만원을 들여 2000년 8월부터 개발에 들어갔는데, 만 3년 만인 지난해에야 실용화 실험을 거쳐 보급단계에 이를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이 밖에 자동급수물꼬와 무동력 자동제진기 등이 속속 개발돼 농가들의 물 관리에 혁신적이 기회가 제공될 전망이다. 자동급수물꼬는 논에 담겨진 물의 양에 따라 스스로 급수량을 조절하는 용수 절감 장치이다. 이 자동급수물꼬는 수세식 화장실 원리를 응용하여 논의 수위 증감에 따라 물꼬가 자동으로 개폐됨으로써 필요 이상의 급수를 방지하도록 했다.
무동력 자동제진기는 수로 내 물의 힘을 이용하여 오물을 제거하는 수로 오물 청소장치이다. 이 제진기는 최근의 이상기온으로 발생되는 집중강우 등에 따라 수로에 오물 등 유수 장해물로 인해 수로가 파손되거나 물이 넘쳐 논과 가옥이 침수되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제진기가 실용화될 경우 집중강우시 배수 불량으로 인한 우리 농경지의 상습적인 침수피해가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정 박사는 “21세기형 물 관리 신기술이 속속 개발됨으로써 물 관리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 전망”이라면서 “앞으로 개발된 물관리기구의 상용화로 농업인들의 만성적인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훈기자/kk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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