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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미운 오리새끼''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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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3-11-10 15:15:00 수정 : 2003-11-10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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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의 처지가 처량하기 짝이 없다. 올 들어 내내 재계와 노동계의 집단따돌림을 당해온데다 청와대의 눈총마저 받고 있다. ‘장관이 똑소리나게 일 잘한다’는 부처를 찾아가 칭찬받는 비결을 배우는 특별과외라도 받고 싶은 심정인 듯하다.
그 동안 노사가 반발해 온 주5일 근무제, 외국인고용허가제 등 굵직한 노동 정책들은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그저 시간만 가기를 바랄 뿐이다. 나아가 법무부 등의 측면지원까지 받으면서 손해배상·가압류 관련 특별담화를 발표했지만, 돌아온 것은 “대통령의 뜻을 반영하지 못한 어정쩡한 담화”라는 청와대의 따가운 질책뿐이었다.
노동부는 ‘친노’ 성향의 참여정부와 코드가 맞는 학자 출신 장관이 임명될 때만 해도 부처 중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노동계의 ‘춘투’ ‘하투’에 이어 ‘동투’마저 거세질 조짐을 보이자 노동부 직원들은 한마디로 ‘될 대로 되라’는 식이다.
노동계는 지난 6일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전면파업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어지는 파업 탓에 공장 해외 이전을 심각하게 검토 중인 기업이 더욱 늘고 있다. 어렵게 유치한 주한 외국기업 공장은 말할 나위도 없다. “특단의 조치로 스트립 쇼라도 할까”라는 노동부 직원의 말은 의욕상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노동부의 ‘미운 오리새끼’ 전락은 자초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노사는 물론 ‘윗선’의 눈치를 보며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어정쩡한 정책이 오히려 자기 편을 잃은 결과만 가져왔다는 것이다.
“언제라도 물러나 대학으로 돌아갈 각오가 돼있다. 눈치 안보고 일하겠다”며 임명 당시 배수진을 쳤던 장관이 이끄는 강직한 노동부를 다시 기대해 본다.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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