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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2-12-31 16:48:00 수정 : 2002-12-31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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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라질에서 온 소년''엔 얼음장같은 푸른 눈과 검은 머리의 소년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히틀러의 복제로 ''배양''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치의 골수 간부가 히틀러의 세계 정복을 실현하려고 그의 체세포를 냉동, ''소수정예''의 무서운 복제인간 특수부대를 만들려다 적발되는 스토리다. 공상과학영화-만화의 복제인간 이미지는 이처럼 부정적인 게 많다. 올더스 헉슬리가 대표작 ''멋진 신세계''에서 기계자궁과 인간생산공장을 등장시킨 이래 대개는 로봇보다 나을 게 없는 흉포한 인조인간, 자기정체성을 상실한 채 원본(原本)인간에게 학대받고 비참하게 이용당하는 불행한 복제인간들의 모습이었다.
세계 최초의 복제인간 ''이브''를 탄생시켰다는 미국 ''클로네이드''사의 발표에 전세계가 들끓고 있다. 대개는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다. 과학계에선 정말 복제인간인지 믿지 못하겠다며 이 복제아기 DNA를 더 조사해봐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클로네이드측은 한달 후에 다섯명, 앞으로 2년내 200여명의 복제아기 생산을 예고하고 있어 소설 속의 공포가 목전에 다가온 느낌이다.
그러나 문제의 아기복제회사는 인류가 외계인의 후예이며 복제만이 불멸의 길이라 믿는 종교집단의 회사다. 최초의 복제인간이 이 기업형 생산라인에서 나왔다는 것도 황당하다 못해 꺼림칙하기 짝이 없다. 복제인간의 용도와 장차 인권문제도 앞으로의 숙제다. 장기 적출, 신체 절단 등 의학적 ''재활용'' 재료로 사용되는 복제인간의 인권은 어디가서 찾을 것인가. 자칫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동물이 양산될 경우엔 인권문제와 동물 보호 사이에서 겪을 인류의 혼란과 비극은 또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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