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바지 봄날씨가 이어진 5월 넷째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경기 시흥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중국동포 차철남의 신상이 공개되는가 하면 제주의 한 중학교에선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리던 4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이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며 제기된 소송은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 시흥 연속살인범 차철남 신상공개…살상 이유도 제각각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2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국동포 차철남(56)의 얼굴,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차철남은 지난 17일 오후 중국동포인 50대 A씨 형제를 시흥시 정왕동 자신의 거주지와 피해자의 거주지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19일 오전 집 근처 편의점에서 편의점 업주인 60대 여성을, 같은 날 오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을 각각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차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A씨 형제에게 3000만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갚지 않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편의점주와 집주인을 습격한 데 대해서는 “나를 험담했다”, “나를 무시했다”는 이유를 각각 들었다.
그는 지난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시흥경찰서를 나서며 “왜 이틀이나 기다렸다가 추가로 범행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며 피해자들을 탓하는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혐의를 인정하냐”는 물음엔 “기왕 뭐 사람 죽은 건, 죽었잖아요”라고 답했다.
◆ 제주 중학교 창고서 교사 사망…휴대폰엔 민원 전화 빼곡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2시46분쯤 제주시 모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고인이 한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B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제대로 등교하지 않는 등 일탈행위를 해 온 학생 1명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으로부터 ‘아동 학대’라는 취지의 항의를 계속 받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실제 유족이 공개한 B씨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는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학생의 누나 등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게는 십여차례 전화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고인은 민원에 시달리면서도 졸업을 앞둔 해당 학생에게 등교하도록 설득했고, “00아 너 누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등 민원을 제기한 가족의 말을 잘 들으라고 충고하며 마지막까지 학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 주호민 “조용히 지켜볼 것”…아들 특수교사 결국 대법 간다

수원지검은 지난 19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C씨의 항소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주호민씨 측은 자녀 외투에 넣어둔 녹음기에 녹음된 내용을 토대로 C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1심에서는 C씨 혐의에 대해 유죄가 내려졌지만, 지난 13일 2심에서는 몰래 녹음한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결정이 나왔다.
주씨는 C씨의 무죄 판결이 나온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심 재판부는 학대 여부를 다루기보다 이를 입증하는 증거의 법적 효력을 중심으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결과는 저희의 바람과는 달랐지만,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검찰이 상고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저희 가족은 그 과정을 조용히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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