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사 입맛대로 골라태우기 vs 사납금 채우려면 불가피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8-12-09 06:00:00 수정 : 2018-12-08 20:50: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승차공유(카풀) 애플리케이션 영업행위에 대한 택시업계 반발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측이 일단 카풀 서비스를 개시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7일 오후부터 무작위로 선정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풀 시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베타 서비스 기간에 운전자는 하루 2회까지 카풀을 할 수 있으며, 시간제한은 없습니다. 기본요금은 2㎞에 3000원입니다.

10일동안 시험 운행을 해보고, 오는 17일에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입니다. 카카오 카풀 운전자는 5만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택시업계 반발과 이른바 '카풀 금지 3법' 등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 등 걸림돌에도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더 늦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이용자를 위한 여러 안전 정책도 마련했습니다. △탑승 중 긴급상황 발생 시 승객이 버튼을 눌러 신고할 수 있는 '112 문자 신고' 기능 △심사를 통해 등록된 운전자(크루)만 카풀 운행이 가능한 '운행전 크루 생체인증' 시스템 등입니다.

24시간 안전 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이용자·운전자 간 양방향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낮은 평점을 받으면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방침입니다.

◆택시파업 우려? 승객들 "이제 대체수단 이용하면 돼요"

카카오 카풀 기본요금(3000원)은 서울시가 최근 인상을 결정한 택시 기본요금(3800원)보다 낮습니다. 이동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 택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과금되는 구조지만, 기본요금이 택시보다 낮아 요금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카카오가 이달 중순경 카풀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면, 출퇴근길 택시를 잡지못해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상황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평일 오전과 심야시간대 서울시내 택시호출건수는 20만 콜이지만, 배차되는 택시는 4만 콜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7만명의 카풀 운전기사들이 투입되면 하루 최대 14만 콜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상당수 카풀 운전기사는 서울에 몰려있어 도심 부족한 콜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반면 이는 택시업계 입장에서 보면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사납금을 꼬박꼬박 채워넣어야 하는 법인택시 기사들은 카풀 때문에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습니. 개인택시 기사들도 권리금이 하락하고 있어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10월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카풀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됐습니다. 청원 게시자는 "택시 기사들의 수익증대를 위해서는 유료 카풀 허용이 아닌, 한시적 합승 허용이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몇 대가 운행중인지도 모르는 불법 자가용 콜이 성행하고 있다. 제대로 단속도 하지 못하면서 카카오 카풀이 웬말이냐"고 힐난했습니다. 이어 "여객운송 면허 없이 유료 운행을 한다면 화물 면허·운전면허·사업자등록증 등이 없어도 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다만 택시업계가 전처럼 섣불리 대규모 파업 등으로 강력대응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택시가 파업하면 대체제인 카풀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승합차 승차공유 방식의 서비스도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SOCAR)가 내놓은 '타다'는 기존 규제를 우회, 승합차를 활용한 승차 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사가 배정된 렌터카를 임차하는 방식의 승차 공유 서비스입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배차를 신청하면 주변에 있는 '타다' 승합차를 탈 수 있어 출시 초기임에도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현희 "카풀·택시 TF 입장에선 난감"…국회의원들도 카풀 찬반 엇갈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TF(Task Force) 위원장은 7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범서비스를 개시한 것과 관련해 "예정대로 17일 출시한다면 사실상 현재로서는 규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힌 뒤 "그렇기 때문에 택시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정부가 시범사업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관리 감독하는 체제를 갖추고 택시 지원책을 받으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는 출시 전날인 지난 6일 민주당TF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카카오에 (택시업계와) 협상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며 "17일 정식으로 출시하겠다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 "(택시업계는) 17일 출시에 맞춰 3차 집회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간 협상과정에서 호의적으로 사회적 대타협에 참여하겠다는 그룹도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됐다"며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내려고 대화를 해왔던 TF 입장에서는 약간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TF에 참여한 국회의원들 간 카풀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습니다.

◆택시단체 대규모 집회? "카카오택시 이용 기사수 줄지않아"

택시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출시에 맞서 카카오택시 호출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택시 노사단체 4곳으로 구성된 '불법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제6차 비대위 회의를 열어 "카카오택시 호출 거부운동에 돌입한다"고 결의했습니다.

이들은 17일 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 개시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비대위는 "정부가 자가용 영업행위를 방치할 경우 전 차량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 규탄 끝장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돼 있는 '카풀금지법'을 의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카풀금지법은 현행 여객자동차법 제81조 1항의 출퇴근 때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를 인정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입니다.

카카오택시 이용 기사는 지난 9월 기준 22만4838명으로, 전국 택시기사 27만명의 83%에 달합니다.

앞서 지난 10월과 11월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 광화문, 국회 등에서 택시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카카오택시 이용 기사수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뉴스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