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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도 엄마처럼… 짜고 치는 듯 모르쇠·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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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03 18:23:52 수정 : 2017-01-03 22: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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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혐의 전면부인 ‘모전여전’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국내 송환을 앞둔 정유라(21)씨가 어머니 최순실(61·구속기소)씨처럼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의혹 등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정씨를 지렛대로 최씨의 입까지 열게 하려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검팀은 불구속 수사를 전제로 한 정씨의 자진귀국 의사에 ‘법대로’를 강조하며 강경 수사 방침을 밝혔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가 구금연장 심리가 열린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휴식시간 중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TV조선 화면 캡처

특검팀은 3일 정씨의 신속한 국내 송환과 수사를 위해 법무부·외교부 등과 협조해 자진귀국, 여권 무효화를 통한 강제추방, 범죄인 인도 청구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을 통해 정씨 측에 “신속히 자진귀국하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덴마크 북부 올보르에서 체포돼 구금기관 연장과 관련한 현지 법원 예비심리에 출석한 정씨는 “(각종 의혹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19개월 된 아들이 걱정되니 구금하지 말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3시간가량 진행된 심리 중간 쉬는 시간에 한국 취재진과 만나서도 자신과 어머니 최씨를 둘러싼 의혹에 모르쇠나 부인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피해 갔다.

정씨는 삼성의 특혜 지원 논란과 관련해 “엄마가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나에게는 사인만 하라고 했다”며 “엄마로부터 ‘삼성이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기로 했고 너는 6명 중 1명일 뿐’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최씨가 세운 독일 현지 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와 삼성전자가 맺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으로 혜택을 본 승마 선수가 자신뿐이라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즉, 특혜 지원 자체를 몰랐다는 주장이다.

그는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의혹에 대해서도 “어머니와 아버지(정윤회)가 이혼하면서 강원도 땅을 인수받았다”며 “이를 담보로 외환은행에서 36만유로를 대출받아 집을 샀고, 독일에서 세금을 다 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가 독일에서 생활하며 부동산 취득을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을 모두 최씨가 대신 갚아준 것으로 확인돼 편법증여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특검팀은 정씨가 주택 구매자금으로 빌린 38만5000유로(약 4억8000만원)를 최근 최씨가 전부 갚아준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뵌 것은 아버지가 (박근혜 의원의 비서실장으로) 일할 때였다”며 “아주 오래전 초등학교 때였다.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 양육 등을 이유로 현지에서의 즉시 석방과 특검의 불구속수사를 조건으로 자진귀국 의사를 밝혔지만 특검팀은 “범죄 피의자와 협상은 없다”고 일축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씨의 입장 표명을 감안했을 때 사전에 최씨 측 변호인 등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최씨 모녀의 입을 열기 위해 특검팀이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가 관심사다. 애초 특검팀은 정씨를 고리로 딸에 대한 애착이 강한 최씨의 자백을 끌어내려는 복안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혐의를 덜어주는 대신 최씨가 삼성에서 받은 지원금이 박 대통령과의 특수관계를 의식한 뇌물이란 점을 시인하게 하는 일종의 ‘플리바기닝’ 전략이다. 그러나 모녀가 나란히 입에 자물통을 채운 셈이라 특검팀은 새로운 압박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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