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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의 진정한 의미를 알린 어느 의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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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21 15:50:11 수정 : 2016-04-21 16: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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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성형수술은 미용상의 측면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생각한다. 도톰한 입술이라든지 오뚝한 코, 뽀얀 피부나 동그랗고 커다란 눈 등을 갖는 수단 말이다.

인도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영국 건강보험(NHS) 출신으로 성형수술 봉사를 위해 날아온 찰스 비바 박사를 만난다면 성형을 보는 생각도 바뀌게 된다. 그는 이달초 약 열흘간 산성액 테러나 화재 등으로 얼굴 피부가 손상된 이들을 위해 무료로 칼을 들었다.

물론 찰스 박사 홀로 나선 건 아니다. 그를 돕기 위해 영국의 성형수술 봉사협회와 델리에 연고를 둔 산성액 테러 피해자들을 위한 단체,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의 종합병원이 똘똘 뭉쳤다.

찰스 박사가 온다는 소식에 무려 1000명에 가까운 산성액 테러, 화재 피해자들이 성형수술 희망 의사를 밝혔다. 뭄바이, 콜카타 등 사는 곳도 다양하다. 이들은 자신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왓츠앱, 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경로를 통해 찰스 박사에게 보냈다.

이중 찰스 박사 덕분에 새 인생을 찾게 된 세 사람의 사연을 소개한다.

◆ 앤주 싱(27)

앤주는 혼자 산다. 그는 남편과 시누이 때문에 얼굴이 손상됐다. 두 사람은 앤주에게 등유를 끼얹고 몸에 불을 질렀다. 바깥에서 현관을 잠근 남편과 시누이 때문에 앤주는 불타는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남편과 시누이가 앤주를 살해하려 한 이유는 그가 결혼할 때 충분한 지참금을 갖고 오지 않아서다. 결혼비용 때문에 앤주를 죽이려 한 셈이다.

앤주는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구출하면서 목숨은 건졌다. 그러나 얼굴과 왼쪽 팔에 심한 화상을 입는 등 평생 떨치지 못할 상처를 안게 됐다. 다행히 앤주는 찰스 박사의 피부이식 수술 덕분에 선생님이나 일반 회사원의 꿈을 갖게 됐다.

인도에서 지참금 문제로 희생되는 여성들 사연은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러는 “매년 인도에서 8000명에 가까운 여성들이 일명 ‘지참금 보복’에 목숨을 잃는 것으로 집계된다”고 전했다.

◆ 웁사나 드위베디(25)

웁사나는 시부모와 시누이가 휘두르는 막대기에 온몸을 맞았다. 그의 남편은 가족을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등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웁사나가 가족에게 학대당한 이유는 그가 아들을 낳지 못했기 때문이다.



웁사나의 시댁 가족들은 모두 경찰에 검거됐다. 그러나 이들은 보석금으로 곧 풀려났다. 다만, 이들이 법정에 설지는 확실치 않다.

찰스 박사는 웁사나의 목에 새로운 피부를 이식했다. 눌어붙은 피부로 목을 쉽게 움직일 수 없었던 웁사나는 의료진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피부이식 수술로 활력을 되찾은 웁사나는 만약 법정싸움이 벌어진다면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다.

◆ 사비타 데비(25)

사비타는 5년 전 부엌에서 요리를 하다 난로 폭발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불길은 그의 옷과 몸에 옮겨붙었고, 이 사고로 피부가 늘어진 사비타는 쉽게 목을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사비타는 두 아이를 둔 엄마다.



찰스 박사는 사비타의 복부에서 뗀 피부조직을 목에 이식했다. 덕분에 은둔생활을 이어왔던 사비타는 용기를 내 바깥에도 나갈 수 있게 됐다.

◆ 찰스 박사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찰스 박사는 막을 수 있는 범죄나 사고에 희생된 이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매우 슬픈 일”이라며 “할 수 있는 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끝까지 돕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찰스 박사는 시간지체로 상태가 더 나빠진 이들의 사연에 눈물지었다. 그는 “이곳의 환경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오랜시간에 걸친 치료는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감염 같은 제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찰스 박사는 끝으로 “지난 시간 우리가 도왔던 사람들을 돌이켜보면 꽤 많은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에게도 그렇고 피해자들에게도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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